北, 지방순회 모란봉악단 등 '특급대우·인기몰이' 눈길

입력 2017-10-16 11:36   수정 2017-10-16 11:43

北, 지방순회 모란봉악단 등 '특급대우·인기몰이' 눈길

주요기사로 연일 보도·관람객 몰려…벤츠 버스로 이동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지난달 중순부터 대대적인 지방순회 공연에 나선 모란봉악단 등 유명 악단 예술인들에게 초특급 대우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는 15일 "공훈국가합창단·모란봉악단·왕재산예술단의 음악·무용 종합공연이 평안북도 인민들의 대절찬 속에 진행됐다"며 "국보급 예술단체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14일에도 신의주시를 비롯한 도 안의 시, 군들에서 모여온 관람자들로 극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모란봉악단 등의 배우들이 관람객들로부터 받은 큼지막한 꽃다발 2∼3개씩 안고 퇴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에서는 모란봉악단 가수, 공훈국가합창단 지휘자 등이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온 관객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도 포착돼 이들의 인기를 실감 나게 했다.

특히 중앙TV 영상에 따르면 모란봉악단과 왕재산예술단 등의 배우들은 벤츠의 상징인 삼각별 엠블럼이 박힌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또 공연을 위해 극장으로 들어가는 여성 예술인들 개개인의 손에는 분홍색의 화장품 가방이 들려있었다.

조선중앙TV는 물론이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들의 지방순회 공연 소식을 주요 기사로 연일 보도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모란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 배우들로 구성된 공연단은 지난달 13일 강원도 원산시에서 첫 공연을 한 이후 강원도와 함경남도에 이어 평안북도에서도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중앙TV는 지난 10일에는 이례적으로 공연을 마친 모란봉악단 배우들이 분장실에서 휴식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부각했다.

모란봉악단 배우들은 중앙TV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에서 공연하던 것보다 지방 공연이 분위기가 훨씬 더 좋다"며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공연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모란봉악단 배우들은 최근 국내에서 유행되는 이른바 '과즙 메이크업'을 흉내 낸 듯 양 볼에 분홍빛 볼 터치를 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지방순회 공연에 나선 예술단을 띄우고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는 것은 잇단 핵과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회 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모란봉악단 등이 지방순회 공연을 통해 김정은 체제의 결속에 역할을 하면서 모란봉악단의 현송월 단장은 지난 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선출돼 정치적 위상이 올라가기도 했다.

yoon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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