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의원 "순직 소방관 영결식 날에도 골프…직무정지해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소방청으로부터 노후화된 소방차량을 무상 양여받아 해외 원조사업을 벌여온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이모 총재가 연합회로 들어온 기부금을 친목 골프대회 비용으로 유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에 따르면 이 총재는 2015년 소방인 친선 골프대회를 진행하면서 2개 업체로부터 258만원을 받아 식대와 기념품 구입 등에 사용하고 기부금 영수증 처리를 했다.
다음 해 대회 때에도 업체로부터 200만원을 받아 쓴 뒤 기부금 처리했다.
총연합회는 소방청에 등록된 비영리법인이다. 소방산업기술 정보교환 및 연구개발, 소방 관련 분야 제도개선 사항 등 정관에 명시된 목적 외에는 기부금을 사용할 수 없지만, 친선 골프대회 비용으로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2015년 골프대회는 참석자 62명 중 총연합회 회원 단체 소속은 5명에 불과했고, 이듬해 대회도 전체 참가자 40명 중 회원 단체 사람은 2명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연합회와 무관한 친목 차원의 골프대회로 볼 여지가 컸다.
이 총재는 소방이라는 이름을 걸고 단체를 운영하면서도 정작 지난달 강릉 석란정 소방관 순직사고 영결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영결식 당일 정기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정 의원은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는 기부금의 이자수익으로 장학사업을 하고, 노후화된 소방차량을 무상 양여 받아 해외 원조사업을 하는 등 소방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단체지만, 기부금 유용, 소방관 순직 외면 등 오히려 소방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방청장은 위법과 부적절 행보를 보이는 이 총재에 대해 직권으로 직무정지를 권고하고, 위법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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