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불안감 여전…신차 투입 등 계획 필요"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의 경영전략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특별 결의 거부권(비토권)이 만료되는 16일 한국지엠 노조가 구체적인 미래발전전망을 제시하라고 사측에 촉구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은 비토권이 만료되는 날까지 지엠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글로벌 지엠의 수익구조 개편에 따른 구조조정과 물량 감소 탓에 국내 공장이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다"며 "지엠에 대해 어떤 견제나 경영 감시도 하지 않은 정부의 무책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대우차 헐값 매각 당시 체결한 협약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은 글로벌 지엠의 경영 행태를 방치했다"며 "한국지엠은 글로벌 지엠의 하청 공장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노조는 한국지엠의 수출·내수 생산량이 2011년 100만대에서 지난해 45만대까지 감소하자 '30만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현재 한국지엠 공장 가동률은 군산공장 20%, 부평 엔진공장 30%, 부평 2공장 60%로 떨어졌다.
게다가 이날 이후로는 글로벌 지엠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 처분제한도 해제된다. 지엠은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러한 지분 매각제한 해제는 산업은행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어서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설과 고용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은 같은 달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지엠은 차량 생산과 디자인, 연구개발 측면에서 글로벌 사업 운영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며 철수설을 간접적으로 부인했지만, 전반적인 구조조정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업계 의견도 나온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비토권 만료로 인해 회사의 경영 방침이 바뀌는 건 없다"며 "경쟁력을 갖고 지속 가능한 회사로 나가는 과정에서 비용 절감 등 수익성 강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국내 철수설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근로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사측은 신차종 투입이나 수출 지원 확대 방안을 포함한 구체적인 미래발전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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