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거 위협, 조작, 방해"…중남미 선거전문가 "민의 평화적으로 표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집권 여당의 예상 밖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를 두고 미국 등 국제사회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선거를 참관한 중남미 선거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두둔했다.
미국은 16일(현지시간) 전날 치러진 베네수엘라 지방선거에 대해 "자유와 공정성이 결여된 선거"라고 비난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 위협과 조작, 방해로 베네수엘라 국민의 목소리를 조용히 잠재우려 하고 있다"면서 선거 절차 감사를 요구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마두로 정권이 권위주의적 독재를 펼치는 한 미국은 베네수엘라인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모든 경제·외교적 힘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베네수엘라 야권이 심각한 부정과 투명성 결여를 지적하는 주장을 제기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프랑스 외교부는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개탄한다"면서 "유럽연합(EU) 각국과 심각한 위기를 풀기 위해 도움이 되는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방선거를 참관한 라틴 아메리카 선거전문가 위원회(CEELA)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CNE)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유효하다고 밝혔다고 스페인 EFE 통신이 전했다.
니카노르 모스코소 CEELA 위원장은 "참관단은 선거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민의가 존중된 선거에서 평화적으로 표현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참관단으로 활동한 기예르모 레에스는 "전체 투표소 중 무작위로 추출한 약 55%의 투표소에 참관인들이 배석했다"면서 "투표함에 든 투표용지 수와 개표기가 합산한 결과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전날 23개 주(州) 주지사를 뽑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소속 후보가 17개 주에서 당선됐다. 우파 야권 연합인 국민연합회의(MUD)는 주지사 5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투표율이 61.14%로 집계된 가운데 PSUV는 전체 유효투표의 54%를 얻었다. 볼리바르 주에서는 개표가 진행 중이라 아직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여당이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패할 것으로 점쳐졌다는 점에서 야권과 국제사회는 의외의 결과에 부정선거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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