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인 연구팀 연구결과, '셀 리서치'에 표지 논문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반복적으로 끼니를 거르는 '간헐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가 제시됐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토론토아동병원 성훈기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생쥐 실험과 인체 세포 실험을 통해 간헐 단식이 대사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캐나다 오타와대학 심혈관센터 김경한 교수와 김윤혜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논문은 네이처 출판그룹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세포 연구'(cell-research) 온라인판에 이날 발표됐다. 저널 측은 이 논문을 11월호 표지 및 커버스토리로 다룰 예정이다.
연구팀은 간헐 단식의 효과와 메커니즘을 보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2일 식이, 1일 단식'을 4개월에 걸쳐 반복하고 식사를 거르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다. 두 그룹의 실험 생쥐에게는 모두 고지방식이 제공됐으며, 총열량은 같았다.
이 결과 끼니를 거르지 않은 생쥐는 4개월 후 비만, 당뇨병, 지방간 등의 대사성 질환이 유발됐다. 하지만 간헐 단식 그룹은 대사성 질환 없이 정상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간헐 단식을 한 생쥐들은 공복시 백색지방(white fat)에서 '혈관내피세포인자'(VEGF)의 발현이 증가함으로써 지방연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염증성 대식세포'(M2 Macrophage)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잉여 칼로리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이 VEGF의 도움으로 건강에 이로운 갈색지방으로 변화함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연구팀은 이런 메커니즘을 유전자 조작 생쥐 모델에서도 증명했다.
또한, 사람의 지방조직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VEGF가 증가하면 최종적으로 갈색지방의 활성도가 높아진다는 상관관계도 밝혀냈다. 간헐 단식이 생쥐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효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김윤혜 연구원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또는 얼마나 자주 먹는가도 대사 항상성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대사조절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조직의 면역세포반응이 음식섭취 주기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은 면역대사조절 분야의 핵심적인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훈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헐 단식과 같은 식습관 변화만으로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지 않고 대사성 질환을 예방,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면서 "사람에게도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 후속 임상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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