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봉 의원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되면 두 번 특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전·현직 직원의 자녀를 무기계약직으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등 산하 기관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라 특혜 채용된 무기계약직들은 특혜를 두 번 받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전·현직 직원 아들과 친인척이 무기계약직으로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교통공사 차량사업소 검수팀 직원 A씨 아들은 안전 업무직·차량경정비 분야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했다. 환경소장 B씨 아들과 조카 역시 같은 업무를 맡는 무기계약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교통공사 처장 C씨 아들은 역무지원 업무직으로, 센터장 D씨 아들은 안전 업무직·지하철 보안관 분야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했다.
무기계약직이란 고용 안정성은 있지만 임금 체계, 승진, 각종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은 비정규직에 가까운 직군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산하 기관 무기계약직 2천442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화 대상 인원이 1천147명(47%)으로 가장 많다.
일각에선 정규직 입사자가 전공과목과 영어 시험 등 채용 절차를 거쳐 수십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반면, 무기계약직은 면접 절차만 거쳐 채용됐는데 똑같이 정규직이 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유 의원은 "면접을 통한 특혜채용 의혹이 있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면 또 한 번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라며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간부의 친인척 중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이들이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되는 무기계약직 전원의 가족 관계 증명서를 제출토록 해 전·현직 직원과 관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채용에 대한 국회 차원의 실태조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좋은 지적"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공정한 인사, 공정한 채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한 뒤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선 입사 3∼4년 차 젊은 직원들 위주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공정사회를 염원하는 서울교통공사 청년모임'을 만들어 서울시청 앞에서 두 달 가까이 "정규직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이어 세종문화회관 공채 직원들도 '세종문화회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혁신 모임'을 만들어 서울시의 정규직화 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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