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활약 발판으로 메이저리그 재진출…"늘 한국 생각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빅리거'가 되고서도 한국을 잊지 않고 다시 찾은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가 전 소속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대승을 지켜보며 활짝 웃었다.
테임즈는 17일 오후 5시 40분께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NC와 두산 베어스의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2014년부터 3년간 NC의 4번 타자로 활약하다 올 시즌부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는 테임즈는 잠실구장에 오자마자 김경문 감독과 선수단을 찾아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후 기자단 인터뷰에 응한 테임즈는 "오늘 새벽 4시 30분쯤 한국에 도착했다. 조금 피곤하다"고 말했다. 환하게 웃는 표정이었다.
서울을 구경하고 경기장에 왔다는 테임즈는 "한국에서 뛰던 게 엊그제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고 관광객 혹은 팬으로서 한국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선수들과 다시 만난 느낌을 묻자 "모두가 반겨줘서 기쁘다. 가족을 보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테임즈는 지난해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경기를 치렀던 기억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기억한다. 그때는 두산에 져서 안 좋은 기억이었다"며 "미국에서 NC와 롯데 자이언츠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서 '제발 이겨라'라고 응원했는데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C 선수들에게 "모두 잘하고 있으니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두산을 꼭 이겨라"라고 응원을 보냈다.
테임즈는 올 시즌 밀워키에서 타율 0.247, 31홈런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컴백했다.
테임즈는 "올 시즌 아쉬운 감은 있다. 미국과 한국의 야구는 이동 거리 등에서 좀 다르다. 내년에 준비를 더 많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테임즈는 "미국에서도 내내 한국을 생각했다. NC 경기도 계속 봤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황재균, 오승환과도 한국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테임즈는 한국에 2주 정도 머무를 계획이다. 그는 "휴가로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쇼핑도 하고 즐겁게 지내겠다"고 했다.
NC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러 마산도 방문할지 묻자 "김경문 감독님이 제 유니폼과 함께 대타로 나오게 준비를 해주신다면 가겠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또 NC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기를 기대한다면서 "NC는 지금 야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작년에는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플레이오프까지 쉬는 시간이 길어서 분위기가 끊긴 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잘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테임즈는 한국에서 절친하게 지냈던 포수 김태군에게도 "팬으로서 열심히 응원하겠다. 잘 못하면 소리를 지르겠다"고 응원했고, 자신의 후임으로 온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에게는 "아주 잘하고 있다. 과거 마이너리그에서도 상대 팀으로 만나 경기를 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NC의 응원단상에 올라가 응원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테임즈는 "야유받을 것 같아서 무섭다"며 웃었다.
하지만 테임즈는 마음을 바꿨다.
6-4로 앞선 7회 말 이닝 종료 후 NC 응원단의 리프트에 올라간 것이다.
테임즈는 NC의 포스트시즌 응원 머플러를 두른 채 리프트를 타고 7.2m 상공으로 올라갔다. 손에는 NC의 대형 응원 깃발을 들고 있었다.
NC 팬들은 테임즈가 탄 리프트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테임즈가 흔드는 응원깃발에 맞춰 목청껏 응원가를 불렀다. NC 응원석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 응원의 기운을 받았는지 NC 타선은 8회 초 불타올랐다.
타자일순하며 무려 7점을 뽑아냈다. NC는 13-5로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동료를 잊지 앉고 찾아준 테임즈에게 NC 선수들도 승리로 화답한 셈이 됐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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