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어 다시 관찰대상국 분류…경상수지·대미 무역흑자 등 2개 요건만 해당
내수 활성화 필요·외환시장 개입 투명성 제고 권고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김수현 기자 = 우리나라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고비를 넘겼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종합무역법상 환율조작국 또는 교역촉진법상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 등 5개국이 교역촉진법상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대만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미국은 1988년 종합무역법을 제정해 환율조작국을 지정해왔는데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5년 교역촉진법을 만들어 환율조작국 기준을 구체화했다.
미국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상반기(4월 15일), 하반기(10월 15일) 두 차례 의회에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조작 여부를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다만 이번 10월 보고서는 이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관계로 다소 지연됐다.
미국은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기준으로 교역대상국을 분석해 환율보고서를 작성한다.
3개를 모두 충족하면 심층 분석 대상국, 즉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3개 중 2개 항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보고서가 제출된 올해 4월에도 중국과 일본, 대만, 독일, 스위스 등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4월 보고서 제출 당시 한국은 3대 요건 중 대미 무역흑자(2016년 277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GDP 7%) 등 2개 요건을 충족했다.
이번 10월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2개 요건에만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완만하게 절상되는 상황에서도 당국이 순매수 개입규모를 줄였다"고 밝히면서 평가 기간 중 한국의 매수 개입규모를 GDP 대비 0.3%인 49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이 기간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5.7%, 대미 무역흑자는 220억 달러로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억 달러 감소했다. 서비스수지까지 고려하면 1년 전보다 120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정책권고로 내수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지난번 보고서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인 사회적 지출을 확대하면 소비 진작에 특히 도움될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우 대미 무역흑자 요건 1개만 충족했지만 대미 무역흑자가 과다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는 작년 7월∼올해 6월 3천570억 달러로 1위였다.
독일,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요건 2가지를 충족했고 스위스는 경상수지 흑자, 시장개입 요건 2가지에 해당했다.
대만에 대해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12.7%이지만 대미 무역흑자가 140억 달러, GDP 대비 순매수 개입이 0.9%로 1개만 만족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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