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들보다 앞선 능력, 연준 독립성 보존에도 중요"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만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차기 의장을 지명할 예정인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현 재닛 옐런 의장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다.
현재 차기 의장 후보로는 옐런 현 의장을 비롯해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차기 의장 후보 '면접'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옐런 의장과 만날 예정이다.
WP는 이날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통화정책 관리에서 입증된 능력을 보여준 옐런 현 의장을 유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WP는 연준 의장의 연임은 수십 년에 걸쳐 찬사를 받아온 초당적 전통이었다면서, 더구나 옐런 의장이 그동안 보여준 탁월한 업무수행 능력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의 업무 실적이 빈약했다면 기존의 연임 전통을 배제할 수도 있으나 옐런 의장은 업무를 잘 수행했다고 거듭 옹호했다.
WP는 옐런 의장이 전임 벤 버냉키 의장으로부터 완화된 통화정책을 물려받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으나 고용과 임금지표가 개선되면서 지속해서 금리를 인상하는 등 강경정책을 펴왔다고 지적했다.
또 옐런 의장이 금융기관들에 대해 새로운 안전보장 조치를 요구해온 연준의 조치를 옹호해왔음을 지적했다.
WP는 옐런 의장의 경쟁 후보들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정책의 유연성이 너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테일러 교수의 경우 연준 의장에 적합한 두뇌의 소유자이나 연계금리 주의자로, 기계적인 판단과 함께 금리 결정에서 너무 엄격한 입장을 취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후보들의 경우 통화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치적 숙련도 면에서 옐런 의장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워시 전 연준 이사의 경우 수년 전부터 공화당 정부의 연준 의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펼치면서 연준의 양적 완화정책을 강력히 비판해왔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양적 완화가 침체의 충격을 완화하면서 후속 회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 만큼 그의 비판이 틀렸음이 입증됐다고 혹평했다.
대통령 수석 경제보좌관격인 콘 위원장의 경우 통화정책 경험이 전혀 없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 입안 과정에서 나타난 그의 능력은 연준 의장으로 천거하기에 부족하다고 절하했다.
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 파월 현 연준 이사는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매력적이나 법률가로서 경제 분야에서 공식적인 경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WP는 비정치적이어야할 정부 고위 인사의 정치적 임명이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보존하는 게 핵심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세계 경제는 연준이 때로는 강경하고 인기 없는 결정들을 내릴 수 있느냐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으나 요란한 수준은 아니며 연준이 향후 몇 달간 어려운 선택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예상하면서 옐런 의장의 연임은 지속성 면에서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