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9인 체제' 급한불 껐지만 '권한대행 논란' 불씨 남아

입력 2017-10-18 17:47   수정 2017-10-18 19:01

'헌재 9인 체제' 급한불 껐지만 '권한대행 논란' 불씨 남아

靑. '소장 임기 명문화' 입법 상황 보며 새 소장 지명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방현덕 기자 = 청와대가 18일 유남석(60·사법연수원 13기) 광주고등법원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면서 1월 말 박한철 전임 소장 퇴임 이후 8개월 넘게 이어진 재판관 공석 사태는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재판관 9인 구성이 완성되더라도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적절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소장 권한대행 체제'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불씨가 여전한 상태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이수(64·9기)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소장직 인준이 부결됐지만, 재판관 회의를 거쳐 권한대행직 재신임을 받았다. 청와대도 이를 존중해 새 소장 지명 대신 김 권한대행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국회가 거부한 김 권한대행이 계속 헌재를 이끌게 하는 것은 편법이라며 지난 13일 헌재 국정감사를 보이콧했고, 16일에는 헌법재판관들이 오히려 "소장 및 재판관 공석을 신속히 채워달라"고 청와대에 공개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 역시 소장을 당장 임명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현 헌재법은 소장을 재판관 중 임명토록 하지만 소장 임기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 이에 소장으로 지명된 재판관이 기존 6년 임기 중 잔여 임기를 재임하는 것인지, 6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것인지 해석이 갈린다.

현재 김 권한대행을 대체해 헌재를 이끌 수 있는 최선임 재판관은 이진성·안창호·김창종·강일원 재판관으로 모두 내년 9월 임기가 끝난다.

이들 중 한 명을 헌재 소장으로 지명해도 인사청문회 통과를 보장할 수 없고 임기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는 등 새로운 혼란을 부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일단 유 법원장 지명으로 9인 재판관 체제를 완비한 뒤 국회의 헌재 소장 임기에 대한 입법 상황을 지켜보면서 9명 중 새 소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헌재 소장 임기를 6년으로 명확히 하는 내용 등의 관련 법안이 18건 계류돼 있다. 그러나 야당은 청와대가 국회 입법을 기다릴 게 아니라 당장 신임 소장을 지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헌재 안팎에서는 유 법원장이 청문회를 통과한 뒤 일정 시점에 소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유 법원장의 연수원 기수(13기)가 안창호·강일원(14기), 이선애(21기) 재판관보다 높고 이진성·조용호(10기), 서기석(11기), 김창종(12기) 재판관과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내년 9월 재판관 5명이 한꺼번에 바뀌는 '세대교체'를 고려할 때 소장 적임 기수라는 이유에서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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