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드시리즈에도 나선 맨쉽, PO 2차전 패전투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플레이오프(PO) 2연승을 향해 질주하던 NC 다이노스가 덫에 걸렸다.
NC가 넘어진 순간, 마운드 위에는 제프 맨쉽(32)이 있었다.
김경문 NC 감독이 두산 베어스와 PO를 준비하며 마련한 승부수, '불펜 맨쉽 카드'는 통하지 않았다.
맨쉽은 1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PO 2차전에서 통한의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NC는 7-17로 역전패했다.
NC가 6-4로 앞선 6회 초, 구창모는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절체절명의 순간, 김경문 감독은 맨쉽을 내세웠다.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까지 경험한 맨쉽이 위기를 극복하리라는 믿음에서였다.
맨쉽은 양의지를 2스트라이크로 몰고도, 결정구를 던지지 못해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를 자초한 맨쉽은 최주환에게 2구째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왼쪽 담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NC의 기세에 눌렸던 두산 더그아웃에 활기가 도는 순간이었다.
반면, 맨쉽의 부진에 NC 더그아웃은 침묵에 빠졌다.
맨쉽은 후속타자 오재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 타구도 중견수 김준완이 펜스 앞에서 가까스로 잡은 잘 맞은 공이었다.
맨쉽은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맨쉽의 표정도, 승부수를 던졌던 김경문 감독의 표정도 어두웠다.
이날 맨쉽은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성적보다 암울한 건, NC의 남은 PO 불펜 상황이다.
NC는 정규시즌과 와일드카드, 준PO까지 선발로 뛴 맨쉽을 PO에서 중간계투로 쓰기로 했다. "맨쉽이 등판하는 순간이 승부처"라는 말도 나왔다.
17일 PO 1차전에서는 운이 따랐다.
맨쉽은 2-4로 뒤진 4회 초 2사 1, 3루에 등판해 첫 타자 민병헌의 잘 맞은 타구를 중견수 김준완이 몸을 날려 잡은 덕에 한숨을 돌렸다.
5회 초 NC가 재비어 스크럭스의 만루포로 역전에 성공한 덕에 맨쉽은 승리 투수가 될 기회도 잡았다.
맨쉽은 5회 말 2사 3루에서 오재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팀이 13-5로 승리하면서 맨쉽은 PO 1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의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PO 2차전에서도 승부처에서 맨쉽을 내세웠다.
그러나 1차전보다 초라한 성적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 상태로라면 남은 경기에서 승부처 등판이 어렵다.
사실 맨쉽은 중간계투에 익숙한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157경기에 등판한 그는 선발로 10경기, 계투로 147경기를 던졌다.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1경기 1⅓이닝 무실점), 월드시리즈(2경기 1이닝 무실점) 무대를 밟기도 했다.
준PO에서 불안한 계투진 때문에 고심했던 김경문 감독은 맨쉽의 미국 시절 경력을 떠올리며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가을은 맨쉽에게 시련만 안겼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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