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업 투자도 확대, 신사참배 정치인 후원기업에도 1천400억원 투자
남인순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투자 제한해야"
(전주=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보급한 기업과 일본의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더불어민주당 )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 3월 현재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액은 2조7천578억원(평가금액 기준)이다.
이는 2016년 말 대비 9.1%(2천301억원) 증가한 것이며, 2013년과 비교하면 50.5%(9천255억원) 늘어난 규모다.
국민연금은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자를 낸 영국의 옥시레빗밴키져 주식을 1천859억원 어치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409억원이나 많다.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처음 만들어서 보급한 SK케미칼에 대한 채권투자금액은 1천544억원, 주식투자금액은 1천803억원이었다.
일본 전범기업 투자는 2013년 말 51개 기업 6천8억원(평가금액 기준)에서 2017년 6월 73개 기업 1조3천699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새 투자 기업 수는 1.4배 많아지고, 평가금액은 2.3배 많아졌다.
투자를 받은 기업 중에서는 영화 '군함도'에 나오는 전범기업이 미쓰비시의 계열사, 태평양전쟁 당시 전투기·잠수함 등을 생산한 가와사키중공업, 야스쿠니신사 참배 논란을 빚은 신일철주금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평가손익을 보면, 도요타 -176억1천만원, 미쓰비시 중공업은 -29억2천만원, 후지중공업 -19억8천만원, 스미토모전공 -17억5천만원, 가와사키중공업 -14억4천만원 등 전체 73개 종목 중 20개가 마이너스였다.
남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4천4백여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900명이 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실적이 부진해 투자의 정당성을 찾기 어려운데 지속적 문제 제기에도 변화가 없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을 두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기업 투자와 관련,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독도·위안부 관련 망언을 하거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일본 우익정치인을 직·간접적으로 후원하는 일본기업에 1천456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인 의원은 "국민연금은 이제라도 국익에 반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즉각 멈추고, 투자원칙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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