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 "미-북 극한 설전으로 우발적 충돌 위험성 고조"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전문가들이 미-북한 지도자 간의 과열된 설전이 우발적인 대충돌로 이어질 위험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중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동해를 초계 중인 미군함에 크루즈 미사일 발사 대기 명령이 내려졌다고 포린폴리시(FP)가 18일 밝혔다.
FP는 군사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동해 상의 한 미 함정에 북한 목표물을 겨냥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라는 경고명령(WARNO)이 내려졌다면서 이는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중대한 징후라고 지적했다.
FP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간에 설전이 가열되면서 지역 주둔 미군에 경계령이 상향되고 있는 가운데 크루즈 미사일 발사 대기 명령이 하달됐다고 전했다.
경고명령은 군부대에 명령만 내리면 즉각 행동을 개시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지시로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목표물을 설정(프로그래밍)하는 등의 발사 준비 절차를 의미한다. 지역의 군함과 잠수함에는 수십 발의 크루즈 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미군은 앞서 화학무기 거점으로 알려진 시리아 공군기지에 크루즈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바 있다.
또 지난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작전에도 탈레반 거점에 대한 크루즈 미사일 발사가 그 출발점이었다.
미군 관리들은 그러나 (북한에 대한) 크루즈 미사일 발사가 어떤 시나리오에 의해 계획되고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의 비상계획에 정통한 한 전직 관리는 FP에 만약 북한이 괌이나 일본, 한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의 판단을 거쳐 토마호크 미사일이 신속 반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해군장교 출신의 테드 존슨 뉴 아메리카 연구소 연구원은 "경고명령은 참모들에게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라는 것으로 실제 행동을 명령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그 (검토) 대상이 토마호크 미사일이라는 점이 불길하며, 아마도 '로켓맨'(김정은)이 비합리적인 결정이나 노골적인 도발을 감행할 경우 신속히 대응하라는 의미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동북아시아 지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기타 무기체계에 대한 유사시 계획과 현재 대기태세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으나 한 관리는 FP에 "미군은 북한을 포함한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의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축전문가들과 퇴역 고위 군 장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계속 조롱할 경우 더욱 도발적인 행동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김정은이 만약 굴욕적인 조롱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 엘리트층으로부터 유약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으므로 과잉 대응에 나서면서 자칫 사태가 통제 불능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당사자가 모두 핵무기 보유국의 충동적인 지도자라는 점에서 우발적 충돌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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