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전쟁·스피치 세계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 이원영 지음.
저자는 극지연구소에서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펭귄을 비롯한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극지 생태학자다.
2016년과 2017년 여름에 북극점 근방을 찾게 된 저자는 '동토의 여름'을 부지런히 기록하고 촬영했고, 이를 엮어 책으로 펴냈다. 무대가 된 그린란드 난센란은 위도 82도, 인간이 거주한 흔적이 없는 진짜 야생 지역이다.
여름이 되면 털을 갈색으로 바꾼 채 몸을 숨기는 북극여우, 100m 밖에서도 마찰음이 들릴 정도로 머리를 부딪치며 싸우는 수컷 사향소 등 북극 생명체들의 일상을 소개한 책이다.
소고기 등심을 구워 먹은 뒤 텐트까지 찾아온 '커다란 개', 즉 회색늑대 두 마리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이야기, 수만 년 전 생긴 빙산의 얼음 조각을 위스키에 넣어 마신 이야기 등 북극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흥미를 자아낸다.
글항아리. 288쪽. 1만5천 원.
▲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 = 훠셰펑 지음. 김도경 옮김.
저자는 중국의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을 이해하려면 독특한 '도농' 이원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농민은 누구나 일정량의 땅을 부여받는다. 젊은 농민공 세대가 도시에서 일하는 사이, 나이 든 부모 세대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어린 손자 손녀를 키워내 다음 세대의 노동력을 재생산한다.
경제위기 당시 해고당한 농민공들이 거리에 나앉지 않았던 이유도 갈 곳(농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도한 도시화 속에서 농촌 토지를 도시 용지로 편입하는 정책은 이러한 독특한 이원구조를 파괴하고, 농민공이 위기에 닥쳤을 때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돌베개. 320쪽. 1만6천 원.
▲ 골목의 전쟁 = 김영준 지음.
온라인에서 '김바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소비시장 관련 글을 게재하는 저자가 골목의 상업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자영업이 탄생하고 망하며, 왜 그 가격대를 형성하게 됐는지 등을 분석한 책이다.
'추로스는 왜 경리단길에서만 잘 팔릴까' '누가 대만 카스텔라를 죽였는가' '그 많던 무한리필연어 집은 어디로 갔을까' '나이 든 사람이 사업하면 왜 더 잘 망할까' 등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들을 쉽게 풀어냈다.
스마트북스. 288쪽. 1만4천800원.
▲ 스피치 세계사 = 앤드루 버넷 엮음. 정미나 옮김.
여성참정권 운동을 펼쳤던 에멀린 펭크허스트 네 굴든의 1908년 연설부터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 총리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의 2016년 연설에 이르기까지 대중 연설을 소개한 책.
위인의 역사적인 연설뿐 아니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뉘우치는 연설, 오사마 빈 라덴이 서방을 맹비난한 연설 등도 함께 실렸다.
휴머니스트. 436쪽. 2만1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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