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준 의원실 자료…출자·출연금의 96%를 한은이 납입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정부가 국제금융기구에 출자할 경우 국회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이 절차를 피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납입토록 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제금융기구 출자·출연금은 모두 165억3천만 달러로, 이 중 정부 납입금은 3.6%인 6억 달러에 그치고 96.4%인 159억3천만 달러를 한국은행이 납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금융기구 출자·출연금 중 정부 납입비율을 연도별로 보면 2012년 3.0%, 2013년 4.0%, 2014년 5.3%, 2015년 6.0%, 지난해 3.7%에 그쳤다. 나머지 부분은 모두 한국은행에서 납입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납입비율이 높은 것은 정부가 국회를 거치지 않고 손쉽게 출자·출연을 하기 위해 한국은행에 떠넘기는 꼼수를 쓰기 때문이라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치에 관한 법'은 정부가 국제금융기구에 출자할 경우 미리 국회의결을 받아야 하고,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 한국은행이 납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심 의원은 "한국은행도 '국제기구 출자·출연은 정부가 국회의결을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납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정부가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한국은행에 납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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