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45%→10월 20.0%로…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올해 들어 1.5% 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삼성전자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율 합계는 20.0%로 집계됐다.
이건희 회장이 498만5천464주로 개인 중에선 가장 많은 3.84%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108만3천72주(0.83%), 이재용 부회장이 84만403주(0.65%) 등을 갖고 있다.
또 법인 중에는 삼성생명이 1천62만2천814주로 가장 많은 8.19%(특별계정 보유분 0.35%는 제외)를, 삼성물산이 597만6천362주(4.61%), 삼성화재가 185만6천370주(1.4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복지재단(0.07%), 삼성문화재단(0.03%) 보유분까지 합치면 오너 등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은 총 20.0%다.
이는 올해 1월 이들의 보통주 지분율 18.45%보다 1.55%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상승한 것은 삼성전자가 주주 환원정책의 하나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적극적으로 실행한 결과다.
올해 1월 이후 특수관계인들의 보통주 주식 수는 전혀 변동이 없었지만 주식 소각으로 전체 보통주의 수가 줄면서 지분율은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보통주 지분율은 1월 3.54%에서 10월 3.84%로, 홍 전 관장의 지분율은 0.77%에서 0.83%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은 0.60%에서 0.65%로 각각 높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뿐 아니라 모든 주주가 가진 주식의 가치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소폭 강화된 셈이다.
다만 지분율 상승 효과는 외국인 주주들에게도 똑같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지배력 강화의 효과가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는 사모펀드(PEF),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을 포함해 52∼53% 선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4분기부터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 이익의 주주 환원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정책을 벌여왔다.
2015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사들여 소각한 자사주가 11조4천억원 규모였고, 올해에는 9조3천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를 시행 중이다.
여기에 보태 올해 4월 1분기 콘퍼런스콜 때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보통주 1천798만1천686주와 우선주 322만9천693주·전체 발행 주식의 13.3%)도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당시 시가로 40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삼성전자는 막대한 규모를 고려해 올해 보통주 899만여주와 우선주 161만여주를 소각하고, 잔여분은 내년 중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앞으로 더 상승할 전망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중 2018∼2020년에 시행할 주주 환원정책을 내놓겠다고도 밝힌 바 있어 앞으로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질 수 있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정책의 방편으로 모든 주주의 이익을 늘려주는 효과를 낳는다.
다만 그 혜택이 기존 주주에게만 돌아간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유 자사주 소각의 경우 수십조원의 재원이 들어가는 셈인데 이를 매각하고 그 대금을 투자 활성화나 고용 창출 등에 썼다면 주주들만 혜택을 보는 것을 넘어 국가경제적으로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국내 1위 기업이란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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