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웅식 한·이집트발전협회장 주선 간담회 참석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9일 서울 르메르디앙호텔에는 모하메드 사이드 엘아싸르 이집트 방산물자부 장관이 모습을 보였다. 그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이집트의 IT, 의료 분야에 진출할 예정인 4개 국내 중소기업 대표와 만나기 위해서다.
참가 기업은 디스플레이 솔루션 기업인 'KREMS', 산업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IBT배터리, 의료기기 제조사인 메디컬젠바디, 전기 절연체를 생산하는 고려애자.
KREMS는 이미 방산물자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집트에 공장을 세우고 있으며 내년부터 태블릿PC와 LED 패널 생산에 들어간다. 나머지 3개 기업은 진출을 앞두고 엘아싸르 장관에게 궁금한 사항을 묻고 애로사항 등을 건의했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차 방한했던 엘아싸르 장관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와 만나 "한국의 높은 기술력에 감탄했다. 가격은 선진국보다 저렴하면서 품질은 그에 못지않다는 것이 한국 제품의 제일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방위산업에서 민간분야까지 다양한 한국 기업의 진출을 희망한다. 투자를 받기 위해 산업 공단 단지를 조성하고 있고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와 국내 중소기업의 이집트 진출을 주선한 이는 강웅식(60) 한·이집트발전협회(KEDA) 회장이다. 육사 출신인 강 회장의 이집트와 인연은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을 만난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육군 소령이던 그는 국방부 파견으로 영국 왕립 육군대학에서 유학했고, 그곳에서 소령이던 엘시시 대통령과 교류했다.
당시 먼 거리 통학을 그의 차로 함께 다녔고 초등학교 동기인 아들끼리도 절친이 돼 부인끼리도 가깝게 지냈고 종종 가족을 초청해 한식을 대접하기도 했다고 한다.
엘시시는 2013년 국방부 장관에 이어 이듬해 5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강 회장 가족을 초청했고, 그 자리에서 "한국식 산업화 경험을 이집트에 도입하고 싶다. 한국 기업이 이집트 기업과 합작투자 형태로 진출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육군 기갑여단장을 끝으로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대통령의 부탁을 실천하기 위해 2015년 KEDA를 설립했다. 전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이희범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대표적 중동 건설 기업인 봉경건설의 주봉노 회장, 총리 출신의 아브라함 마흐렙 이집트 대통령 경제고문을 명예회장으로 위촉해 중량감을 더했다.
또 협회 업무를 보다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현지에 이집트·한국 발전협회(회장 하산 엘 칼라)도 지난 9월 설립했다.
"이집트 정부는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외국 기업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무척 높죠. 엘시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분위기가 역대 가장 우호적입니다."
아프리카·중동·유럽의 허브인 이집트 정부가 투자 문호를 개방한 지금이 진출 적기라고 강조한 강 회장은 "범아랍무역자유지대(GAFTA) 17개 회원국,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19개 회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이 나라에 기반을 둔다는 것은 3개 대륙의 16억 명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과 같다"고 소개했다.
현지 BUC대학에 초빙교수에 위촉된 그는 앞으로 대학 내 한국어과와 한국문화연구센터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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