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일시중단 비용 정산 '쟁점'…"한수원과 협의해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윤보람 기자 =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20일 정부에 건설 재개를 권고한 데 대해 시공사들은 공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안도하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시공사들은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과의 협의를 거쳐 공사 현장 준비를 시작으로 이른 시일 내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공사 일시중단 기간 발생한 손실 비용에 대한 보상비 청구 문제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를 수주한 컨소시엄 업체 중 51%의 최다 지분을 보유한 주관사인 삼성물산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 정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추후 일정은 발주처와 협의해 진행해나갈 계획"이라며 담담하게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건설중단으로 결정됐을 경우 입게 될 막대한 손해, 정부와의 소송전 등을 피할 수 있게 돼 안도하는 분위기다.
컨소시엄 지분 39%를 보유한 데다 원자로 등 주요 기자재 공급을 맡아 건설중단 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두산중공업은 "건설 재개 발표가 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안전하게 건설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른 컨소시엄 구성 업체와 마찬가지로 원전 건설이 중단된 이후 공식 반응을 삼가왔으나, 내부적으로는 사업 차질과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3사 중 지분율이 10%로 가장 적은 한화건설은 "컨소시엄의 대표격인 주관사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진행해나가는 데로 따라갈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시공업체들은 이날 공론화위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그동안의 공정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인력 운용 계획을 검토하는 등 후속 절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업체들은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에 맞춰 건설 재개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공사 일시중단 시점에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30% 가량 진행됐다. 세부적으로는 설계가 79%, 기자재 구매가 53% 이뤄졌고 실제 시공 공정률은 9% 수준이었다.
다만 건설재개가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에 따른 시공업체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대표적이다.
앞서 정부는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중단에 따른 유지 비용도 보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 등 컨소시엄 3개 업체는 공사중단으로 인해 받아야 하는 비용을 신고리 5·6호기 관련 최종 결론이 난 이후 한꺼번에 산정해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컨소시엄 주관사인 삼성물산은 지난 7월 한수원에 보낸 공문에서 "공동수급사는 도급계약서에 따라, 추후 공사가 재개될 경우 해당 시점에서의 공사 기간 변경일수를 산출해 계약 기간의 연장 및 이에 따른 비용을 한수원에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날도 공사 일시중단으로 인한 투입 비용 정산 문제에 대해 "향후 발주처와 협의 과정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공사 일시 정지 기간의 소요 비용에 있어서는 시공사 및 협력업체 근로자 인건비와 장비비, 각종 경비 등 '실비 산정' 과정에서 보상 범위를 놓고 정부와 한수원, 시공업체들 간에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갈등이 빚어지거나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들어간 비용을 정산하는 문제가 가장 민감하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추후 발주처와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라 미리 발주처에 정식 공문을 발송해 그런 부분을 인지시켜둔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 일시중단 기간 떠났던 현장의 인력을 확보하는 문제도 있다.
지난 7월 공사 일시중단 전까지 신고리 5·6호기 공사에는 기자재 업체까지 약 760여 곳이 참여했고 5만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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