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조사부터 재개 의견 우세…격차 점점 더 벌어져
부·울·경 응답자 중 건설재개 비율 64.7%로 더 높아
합숙하고 30대마저 '재개'로 뒤집혀…40대만 끝까지 '중단'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박경준 기자 = 신고리5·6호기 공론조사는 시민참여단이 숙의(熟議)과정을 거치며 건설재개측 압승으로 결론났다.
공론화위원회가 20일 공개한 '공론화 시민참여형조사 보고서'를 뜯어보면 흥미로운 점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1차 조사부터 재개 의견이 우세했고, 원전이 위치한 부산·울산·경남지역 시민참여단도 '재개'를 더 많이 지지했다.
그동안 민간 여론기관이 실시한 '신고리5·6호기 건설'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재개와 건설 응답 차이가 4% 미만이었다.
심지어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중단 43.8%', '재개 43.2%'로 0.6% 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났다.
이 때문에 공론화 출범 초기부터 과연 양측 응답 비율이 '오차범위'를 벗어날 수 있을지, 4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컸다.
하지만, 공론화위가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를 물은 1차·3차·4차 조사결과 모두 처음부터 '건설재개' 의견이 우세했다.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을 통해 실시한 1차 전화조사의 응답자 2만6명 중 재개 36.6%, 중단 27.6%, 판단유보 35.8%로 나왔다. 재개가 중단보다 9.0% 포인트 더 많았다.
비록 유보 의견이 많기는 하지만, 재개의견이 유의미하게 우세했다.
시민참여단 471명은 양측이 제공한 자료집·동영상 강의 등을 통해 학습하고 고민하는 숙의 절차 후 지난 13일 천안 계성원에서 열린 2박3일 종합토론회에 참석했다.
시민참여단을 상대로 종합토론회 첫날 실시한 3차 조사 결과는 재개 44.7%, 중단 30.7%, 판단유보 24.6%였다. 재개가 중단보다 14.0% 포인트 더 많았다. 판단유보는 줄고 재개의견이 더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종합토론회에서 건설재개·중단 양측 의견을 듣고 48개조로 나눠 분임토의 후 다시 질의·응답하는 과정을 4차례 반복한 뒤 최종 4차 조사에서는 재개 57.2%, 중단 39.4%, 판단유보 3.3%로 나왔다.
'판단유보'가 확 줄어든 상태에서 재개가 중단보다 17.0% 포인트나 많았다.
공론화위는 '층화확률추출 방식'을 적용했기에 오차범위가 95% 신뢰수준에서 ±3.6% 포인트로, 일반 여론조사보다 적었다. 응답차이가 '7.2% 포인트' 차이만 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최종 4차 조사에서 '유보 선택'을 제외한 양자택일 '7번 문항'에서는 건설재개 59.5%, 중단 40.5%로 19.0% 포인트 차이로 재개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양자택일 응답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남자 66.35, 여자 52.7%가 건설재개를 선택했다.
20대는 56.8%, 30대는 52.3%, 20대는 56.8%, 30대는 52.3%, 40대는 45.3%, 50대는 60.5%, 60대 이상은 77.5%가 '건설재개'를 선택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전국 평균과 유사한 경향을, 호남지역은 건설중단(54.9%)이 재개(45.1%)보다 높았다.
원전이 위치한 부산·울산·경남지역 시민참여단은 건설재개(64.7%)가 중단(35.3%)보다 높았다.
4차 조사에서 최종의견을 결정할 때 각 요인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살펴본 결과, 안전성, 환경성, 안정적 에너지 공급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재개를 지지하는 시민참여단들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과 안전성을, 건설중단을 지지하는 시민참여단들은 안전성과 환경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령대별 차이를 들여다보면, 1차 조사에서 20대·30대·40대는 건설중단 의견이 더 많고, 50대·60대는 건설재개 의견이 더 많았다.
하지만 3차 조사에서는 30대·40대만 건설중단 의견이 더 많았고, 최종 4차 조사에서는 30대마저 건설재개로 뒤집혔다.
끝까지 건설중단 의견이 많은 연령대는 '40대'뿐이다.
20대의 경우 1차에서 53.3%였던 판단유보 의견이 4차에서는 5.2%로 급격히 줄며 '건설재개'를 선택했다.
이는 시민참여단이 2박3일 종합토론회에서 건설재개 측의 논리에 마음이 더 기울었음을 보여준다.
종합토론회에서 건설재개 측은 안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원전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원전을 짓지 않는다고 당장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가스발전소로 대체하게 된다. 재생에너지에 매년 2조 원이 넘는 보조금이 들어간다"는 논리를 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