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갈등문화 행사'서 학생들 공공갈등 해결책 논의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축산 밀집지역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주민들이 축산 악취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지역이 있다.
주민들은 악취 때문에 창문조차 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녀들이 두통까지 호소한다며 축사를 이전하거나 폐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축산농가는 수십 년 전부터 축산업을 하던 지역에 도시가 조성된 만큼 농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항변한다.
행정기관에서는 분뇨처리 실태 점검과 함께 악취 저감제를 공급하며 악취 줄이기를 위해 노력하지만 주민 불만은 여전하다.
서로를 불신하며 갈등을 겪던 중 갈등조정 전문가의 중재로 축산농가 대표, 주민 대표, 담당 공무원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는 갈등조정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 방향을 모색한다.
20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2017 갈등문화 행사'에서는 홍성·예산에 조성된 내포신도시의 축산 악취 문제를 연극으로 승화시켰다.
내포신도시는 충남의 행정중심도시지만, 코를 찌르는 악취가 수년째 주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주민들은 "내포신도시가 도시로서 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악취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악취의 원인은 내포신도시 주변 5㎞ 이내에 있는 448개 축산농가 때문이다.
축사에서 흘러나오는 악취 때문에 주민들은 한여름에도 창문조차 열기 어려울 정도다.
주민들은 축사를 이전하거나 폐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축산농가는 악취 배출 허용기준을 지키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연극은 축산 악취 문제로 갈등을 빚는 내포신도시의 축산농가와 지역 주민이 만나 합의점을 도출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해 관계자가 만나 생각을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이야기하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해결점이 나온다는 '공공갈등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연극이 끝난 뒤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연극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을 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 자리에서 "갈등을 잘 해결하는 나라가 좋은 나라인데, 인류 수 천 년 역사 속 사회제도 중 가장 좋은 갈등 해결 방식은 민주주의"라며 "이번 행사가 충남과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갈등 해결 방법을 익히고,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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