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5개에 버디 3개…5타 줄인 리스트, 1타차 선두
6언더파 김민휘, 3타차 공동 6위…전날 7오버파 노승열은 7언더파 반전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넘버원'도 제주 바람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PGA투어 2016-2017시즌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를 휩쓴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20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앳나인브리지(이하 CJ컵) 2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다.
1라운드 때 이글 2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아 9타를 줄인 토머스는 이날 버디는 3개밖에 뽑아내지 못하고 보기 5개를 쏟아냈다.
이날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는 순간 풍속이 시속 30㎞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전날 토머스가 경기를 치를 때 풍속은 10㎞ 안팎이었다.
더구나 바람 속도와 방향은 순간적으로 바뀌었다.
바람 탓에 샷 정확도가 확 떨어졌다. 전날 85.7%였던 페어웨이 안착률이 57.1%로 낮아졌다.
아무리 장타를 쳐도 러프에서 그린 공략은 쉽지 않았다. 전날 14번이나 맞았던 버디 기회도 이날은 9번뿐이었다.
까다로워진 핀 위치에 퍼트도 전날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그린 적중 시 1.57개였던 퍼트가 이날은 1.89개로 쑥 올라갔다.
1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2개를 뽑아내 6타를 줄인 파 5홀에서 이날은 버디 없이 보기 1개로 1타를 까먹었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없이 보기 3개를 적어낸 토머스는 10번 홀(파4)에서야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낼 만큼 그린에서도 고전했다.
어이없는 실수도 저질렀다.
8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뒤땅을 쳐 볼을 벙커에 집어넣었다.
전날 이글을 잡았던 18번 홀(파5)에서는 벙커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반대편 벙커에 빠져 1타를 잃었다.
전날 63타에 비해 무려 11타나 많은 타수를 적어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공동4위로 내려 앉은 토머스는 인터뷰 요청을 고사했다.
고전한 선수는 토머스뿐이 아니었다. 1라운드에서 50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지만 2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21명뿐이었다.
그러나 무명 루크 리스트(미국)는 바람 속에서도 신바람을 냈다.
2015-2016시즌에 PGA투어에 합류한 뒤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리스트는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솎아내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009년 US오픈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미국)도 버디 6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리스트에 1타 뒤진 공동 2위(8언더파 136타)에 올랐다.
2타를 줄인 스콧 브라운(미국)도 공동 2위에 합류했다.
PGA투어에서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김민휘(25)는 2언더파 70타를 쳐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6언더파 138타)로 순위를 끌어올려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민휘는 "바람이 심해 쉽지 않겠다고 예상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다행히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면서 "선수라면 누구나 다 우승을 바라지 않겠느냐"고 의욕을 보였다.
1타를 줄인 최진호(33)와 이븐파로 버틴 김경태(31)는 공동 24위(2언더파 142타)에 머물렀고 최경주(47)는 2타를 잃어 공동 30위(1언더파 143타)에 그쳤다.
첫날 7오버파를 쳤던 노승열(26)은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 65타를 때려 공동 36위(이븐파 144타)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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