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 8월 막내딸과 처음으로 함께 헌혈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부산경찰청 헌혈왕인 안영봉(47) 수사2계장(경정)이 20일 한 말이다.
안 계장은 대학교 1학년 때인 1990년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166차례 이웃과 피를 나눴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두 달에 2∼3차례 꾸준히 헌혈한다.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휴일에 헌혈의 집을 찾아가 전혈 또는 혈소판 헌혈을 한다.
그는 166차례 헌혈 가운데 지난 8월 20일 막내딸인 수연(16·고교 1년) 양과 처음으로 나란히 누워서 동시에 헌혈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릴 때부터 헌혈의 집에 따라다니던 수연 양이 헌혈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먼저 동반 헌혈을 제안해 이뤄진 아름다운 출발이다.
헌혈은 만 16세부터 69세까지 할 수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인 큰딸 수민(18) 양도 이미 4차례 헌혈했다.
안 계장은 "학생들이 방학했을 때나 겨울에 피가 모자란다는 뉴스를 보면 안타깝다"면서 "함께 일하는 동료나 지인에게 헌혈증을 선물할 때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도 동료의 아내가 수술하는 데 피가 모자란다는 말을 듣고 흔쾌히 헌혈증 10장을 선물했다.
안 계장은 "헌혈은 사람이 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선물"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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