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사단법인 경남고용포럼은 20일 창원대에서 '조선산업 위기극복과 일자리 업그레이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정미경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독일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사례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독일이 우리나라보다 일찍 조선 위기를 3차례나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일본이라는 경쟁자가 나타난 1960년대, 석유 위기 동시에 한국 등 신흥 조선국이 등장한 1970년대에 조선위기가 있었다.
정 교수는 3차례 위기를 극복하면서 독일 조선업은 상선에서 상실한 경쟁력을 수리조선, 선박개조, 군함건조, 조선 기자재사업에서 찾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위기에서 살아남은 중간규모 업체들은 공동건조, 공동구매, 설계 네트워크화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등 출혈경쟁 대신 협력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조선산업 위기를 계기로 한국 조선업체들이 사내하청 중심의 생산시스템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산업이 고용 측면에서 직영 대신 사내하청 노동을 중심으로 성장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사내하청은 인건비 절감, 일감 축소 때 고용 탄력성 확보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후 사내하청이 직영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이런 장점들이 사라졌다.
오히려 사내 하청 직원들의 잦은 이직에 따라 기술 숙련도 저하, 낮은 생산성 등의 문제가 발생해 비용이 더 늘어나고 산업재해까지 증가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심지어 해양플랜트 분야는 조선소마다 사내하청이 제작공정의 90% 이상을 맡으면서 관리실패로 이어져 인건비 절감 이상의 손실이 났다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산업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설비투자·연구개발과 함께 숙련된 직영 인력을 늘리는 등 현장 기능직 인력에 대한 재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심상완 경남고용포럼 회장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설비나 인력을 감축하는 것보다 고용구조의 개선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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