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경영비리 의혹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던 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거래 재개 후 연이틀 강세를 나타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는 거래 재개 이틀째인 지난 20일 전장 대비 3.91% 상승한 5만8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재개 첫날인 19일에는 17.82% 급등했다.
거래정지 전 종가인 4만7천700원과 비교하면 이틀간 22% 넘게 올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분식회계 등 경영비리로 KAI 전·현직 경영진이 무더기 기소되자 상장폐지 심의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거래를 정지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KAI에 대해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하고 19일부터 거래를 허용했다.
당초 심의대상 여부 결정 시한은 내달 1일이고 필요하면 연장도 가능했으나 거래소는 시한보다 2주가량 일찍 KAI를 상장 적격성 심의대상에서 제외했다.
거래소가 KAI 이슈에 대해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을 내린 것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정부와 대주주 측의 정상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KAI가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 중인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 교체 사업 수주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를 막고자 경영 정상화를 서둘렀다는 분석이다.
KAI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조원 전 감사원장이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점, 회사 차원에서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계획을 마련한 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경영비리 이슈가 일단락됐다며 목표주가를 올리는 등 낙관적 전망을 줄줄이 내놓았다.
하이투자증권은 기존에 5만3천원이던 KAI 목표주가를 6만3천원으로 19% 상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변경했다. 목표주가도 유안타증권은 4만1천원에서 5만7천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4만5천원에서 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AI에 대한 검찰 조사가 거의 종료되고 신임 사장이 내정되면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년부터 수리온 헬기 납품 재개로 군수 부문 실적이 다시 정상화하고 완제기 수출의 수주 회복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분식회계에 대한 금감원 감리 결과 등 남은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경영 정상화에 따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할 항공 방산 분야의 대체 불가 사업자로서 APT를 포함한 해외 수주 모멘텀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 재개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이슈이나 투자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KAI는 현재 내년 예상 주가수익비율 기준 17.5배에 거래 중으로 국내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한 더 정밀하게 이익전망치를 조정하려면 금감원 감리 결과를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4만3천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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