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20일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콜핑팀)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잠시 양해를 구하며 감정을 추스른 뒤 "부모님이 많은 용기를 주셨다"라고 조용히 말했다.
노선영은 이날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2회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 여자 1,500m에서 2분3초31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을 제친 최대 이변이었다.
노선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ISU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날이었지만, 노선영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동생 노진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친동생인 노진규는 3년간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노선영은 동생의 영정사진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노선영은 동생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은퇴를 고민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스케이트를 고쳐 신었다.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고, 동생과 약속했던 평창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라는 질문에 수 분간 눈물을 흘리다가 "부모님이 용기를 주셨다. 평창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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