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자포자기 상태…캠프 주변에는 인신매매 조직 활개 우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0일(현지시간) 미얀마군의 폭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 어린이들이 지옥 같은 환경에 놓여 있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유니세프는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가 진흙밭에 자리를 잡은 데다, 불결하고 수용 인원도 포화상태에 이르는 등 어린이들이 견디기에는 가혹한 환경이라고 전했다.
올해 8월 25일 미얀마군이 본격적으로 로힝야족 탄압에 나서면서 두 달도 안돼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에는 60여만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들어왔다.
유니세프는 60만 명 중 58%가 어린이들이라면서 네 명 중 한 명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총재는 "많은 로힝야족 어린이들이 미얀마에서 어떤 아이들도 겪지 못했을 끔찍한 행위들을 눈으로 봤다"며 "모두가 되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겪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우선 깨끗한 물과 음식, 위생시설 등과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니세프는 또 난민 캠프 주변에서 어린이들을 납치하려는 인신매매 조직의 공격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로힝야 난민 어린이들의 실태를 조사한 사이먼 잉그램은 "아이들은 철저히 고립된 채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다"며 "아이들이 자신들이 있는 곳을 지상의 지옥이라고 믿더라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엔과 구호단체들은 로힝야족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4억3천400만 달러의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23일에는 제네바에서 기금 모금 행사가 열린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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