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조롱"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는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이 전날 공개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던진 '뼈있는 농담'들이 화제에 올랐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전날 뉴욕에서 '앨프리드 스미스 메모리얼 재단'이 개최한 가톨릭 자선 만찬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 아침마다 '폭풍 트윗'을 올리는 것을 겨냥, "아침마다 일어나면 트위터를 쭉 본다. 나중에 어떤 트위터를 안 본 척해야 하나 체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한 청중들을 향해 "박수는 충분하다"며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올 때 각료들이 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백악관 참모들의 잦은 교체에 대해선 "언론들이 절대 보도하지 않는 백악관의 대단한 성과가 바로 백악관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고 비꼬았다.
또 할리우드 인사 가운데 공화당 지지자는 거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할리우드 공화당 인사'라는 표현은 '모순어법'(oxymoron)이다. 아마 렉스 틸러슨 장관이 정확히 하려던 말이 바로 이 표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멍청이'(moron)라고 했다는 보도를 염두에 둔 '언어유희'를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대화 나누기 따분한 '보이스카우트' 같다는 모욕적 표현을 쓴 적이 있다"며 "사실 그 말 자체에는 상처를 안 받았는데 아내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동의한다고 해서 상처받았다"고도 했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내일 신문 헤드라인들은 제각각일 것"이라며 "(스티브 배넌이 창립한 극우매체인) 브레이트바트는 '라이언이 진보적 엘리트들 앞에서 대통령을 공격했다'는 제목을 뽑을 것이고, 반대로 뉴욕타임스는 '라이언이 힐러리가 승리한 뉴욕에서 대통령을 방어했다'고 기사를 쓸 것"이라는 '농담'도 던졌다.
그러면서 "아마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 모여든 30만 명의 인사들이 내 이름이 거론되자 환호했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해설기사에서 "분명한 사실은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인사들이 그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공격 위험을 감수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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