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티노 "와인스틴 한 짓 알고 있었다…옛 여친도 당해"

입력 2017-10-21 09:48  

타란티노 "와인스틴 한 짓 알고 있었다…옛 여친도 당해"

"1995년 교제하던 소르비노가 말해줘…소극적 대처 후회"

에미상 주관 ATAS, 와인스틴 조사 절차 개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컬트영화의 선구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타란티노 감독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제삼자를 통해 전해 들은 게 아니라 그가 이런 일을 여러 차례 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내가 들은 것에 대해 책임을 졌어야 했다. 그때 와인스틴과 작업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강력히 대처하지 않은 데 대한 후회를 내비쳤다.

타란티노 감독은 1995년 교제했던 유명 배우 미라 소르비노가 와인스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자신에게 털어놨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한 사실이 있다고 고백했다.






앞서 소르비노는 와인스틴이 묻지도 않고 마사지를 하고 호텔 숙소 근처까지 쫓아오는가 하면 한밤중 아파트에 찾아온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정말 충격을 받았고 역겨웠다"면서도 "당시 내가 소르비노를 만나고 있고, 그녀가 내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와인스틴이 알고 있으니 더는 괴롭히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친구인 다른 여성 배우 등으로부터 와인스틴의 성추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타란티노 감독은 "그냥 일반적인 가십, 소문 이상의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1990년대부터 와인스틴과 함께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킬 빌' 등 영화 제작을 함께하며 매우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

그는 최근 와인스틴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와인스틴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와인스틴의 성추문 의혹은 기네스 펠트로,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배우들의 잇따른 폭로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AP통신 등은 익명의 이탈리아 여성 배우가 와인스틴을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 배우가 2013년 LA에서 열린 이탈리아 영화 페스티벌에서 와인스틴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후 두려움에 떨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와인스틴 컴퍼니의 사외이사들이 와인스틴의 성추문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지만 와인스틴의 변호인에 의해 제지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기 전 그의 성범죄 혐의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사 기록 파일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는 와인스틴의 성폭력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투표 등 관련 절차를 시작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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