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처분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하락
"글로벌 주택가격 완만히 상승…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글로벌 주택가격이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며 금융불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글로벌 주택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금융위기 때처럼 급등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22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된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올해 1분기 세계 실질 주택가격은 2008년 1분기의 98.7%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주요 23개국 중 21개국에서 집값이 상승했다. 뉴질랜드와 캐나다는 10% 이상 뛰었다.
한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이 1.6%(국제결제은행(BIS) 기준)다.
신흥국에서 홍콩(83.1%), 인도(78.5%)가 외국자본 유입으로 급등했다.
상승세는 금융위기 전에 비하면 약하다.
FRB 댈러스 지수 기준으로 주택가격 상승속도(누적 주택가격 상승률/상승기간)가 2013년 이후 0.51로 위기 전(1997년∼2007년) 0.72보다 완만하다.
실질소득과 주택가격 관계는 예전과 비슷하다. 2013년 이후 1인당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율 대비 주택가격은 2.6배를 유지했다. 금융위기 전에는 2.7배였다.
한국은 연평균 소득이 3.25% 증가할 때 주택가격은 0.79% 올랐다. 신흥국 평균(1.2배)보다도 소득대비 집값 상승률은 낮다.
개별 국가별로 호주는 소득이 0.58% 오를 때 집 값은 6.17% 뛰었다. 반면 일본은 소득이 1.14% 올랐지만, 집값은 1.41% 하락했다
주택가격 적정성 지표는 금융위기 전보다 하락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1.5에서 101.8로 내려왔다.
OECD가 2010년을 100으로 두고 2007년과 2016년 PIR을 비교했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PRR)도 같은 기간 OECD 평균이 110.9에서 105.6으로 내려왔다.
조사대상 31개국 중 19개국이 금융위기 전보다 낮아졌다.
한국은 PIR은 103.8에서 86.9로, PRR은 95.8에서 93.7로 하락했다.
글로벌 주택시장 재고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주택건축허가면적이 미국은 2011년, 유로 지역은 2014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가계부채는 선진국은 감소했지만, 신흥국은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확대됐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분기 93.0%로 2001년 56.1%에서 크게 뛰며 홍콩(60.3%→67.6%)을 추월했다.
한은은 세계 경제 성장세 강화로 글로벌 주택가격도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각국이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계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며 일부 주택시장과 실물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주택가격이 적정수준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은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 확대된 아시아 신흥국은 주택가격 급등락 시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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