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한 우물' 파며 2006년 태양광 핵심소재 폴리실리콘 진출
경총·빙상연맹 회장·OCI미술관 등 사회공헌도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21일 별세한 이수영 OCI그룹 회장은 전통적인 화학 기업이었던 OCI[010060]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산업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주인공이다.
이 회장은 1970년 OCI의 전신인 동양화학에 전무이사로 입사, 당시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정상화한 뒤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다른 산업에 한눈팔지 않고 화학 분야에서 글로벌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
프랑스 롱프랑사와 화이트 카본 사업을 하는 한불화학(1975),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와 탄산카리 사업을 하는 한국카리화학(1980, 현(現) 유니드), 독일 데구사와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를 생산하는 오덱(1985), 일본 스미토모(住友) 화학과 반도체 약품을 생산하는 동우반도체약품(1991) 등 다수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신발, TV, 반도체, 자동차 등 1970년대 한국 수출 핵심 산업의 원료를 공급했다.
1995년에는 국내 소다회 공장의 경쟁력 약화에 따라 국내 사업을 접고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 공장을 인수해 세계 3위의 소다회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2001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석유, 석탄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06년에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했다.
OCI는 2008년부터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을 시작해 3년 만에 '글로벌 톱3 메이커'로 도약했다.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이어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도전, 2012년 400㎿ 규모의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을 수주하고 지난해 성공리에 완공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최대 규모 사업인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 축적된 비법과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북미 등 세계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 회장은 기업 경영 외에 사회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2004년부터 한국 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추대돼 2010년까지 3연임하며 기업들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세계 경제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운영을 촉구하고 '노조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등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이바지했다고 OCI는 전했다.
회사 경영에도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강조해 파업 없는 사업장을 운영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남에게 피해 줄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마라. 돈을 버는 일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라는 말을 항상 강조하며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창업정신에 기반을 두어 화학 전문 인재 육성에 노력했다.
이와 함께 "서두르지 마라, 그러나 쉬지도 마라"라는 실천의 중요성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인천 송도학원의 중·고교 운영, 송암문화재단을 통한 다문화가정 자녀 장학지원, OCI미술관을 통한 국내 신진 작가들의 창작 활동 지원, 국내 현대 미술 활성화를 위한 무료 전시 및 지방 순회전은 이 회장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한 인연으로 2011년부터 전국 300개 초등학교에 5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솔라스쿨(Solar School)'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또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 동안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남자 1천m와 5천m 계주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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