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파동 이후 사라졌던 계란 메뉴·안주 다시 등장…"주문 예전 수준 몰려"
분식집 "하루 20개 쓰던 계란 350개로 늘어"…한판 가격 3천원대→5천원대 올라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 20일 낮 12시께 충북대 학생식당은 시험 기간을 맞아 평소보다 많은 학생들로 붐볐다.
배식대 앞 길게 줄을 서 볶음밥, 비빔밥, 라면을 점심 메뉴로 선택한 학생들 중 계란 빼달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계란 소비가 뚝 떨어지고 볶음밥이나 김밥, 라면에 들어가던 계란이 자취를 감췄던 지난달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충북대 구내식당에서 김치볶음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최모(20·여)씨는 "지난달 살충제 계란이 이슈가 됐을 때는 계란 먹기가 꺼림칙했었는데, 인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당국 발표 이후에는 불안감이 많이 수그러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은정 영양사는 "학생이나 교직원들의 계란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사라졌다"며 "살충제 계란 파동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하루 12∼15판의 계란을 식재료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점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뉴에서 계란을 빼달라고 요구하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흥덕구 가경동의 한 분식집에서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300∼350개의 계란을 소비하면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 식당에서는 살충제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달 초 김밥, 쫄면, 오므라이스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해 하루 식재료로 사용한 계란이 고작 20∼30개에 불과했다.
이 가게 주인 김모(43·여)씨는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불안감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 주민이 거의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서울 대학가의 한 선술집에서는 계란 파동 이후 메뉴에서 뺐던 계란말이 안주를 이달 재개했다.
이 가게 주인은 "안전한 계란만 사용한다는 안내를 써 붙여도 찾지 않아서 계란말이를 메뉴에서 빼버렸다가 최근 찾는 사람이 생겨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계란 소비가 살아나면서 지난달 이후 곤두박질 치던 계란값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청주시 서원구에서 계란 도매상을 하는 여모(60)씨는 "지난주보다 왕란·특란값이 나란히 300원씩 올랐다"면서 "예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식당에서 주문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귀뜸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5천433원까지 떨어진 특란 계란 한판은 다음날부터 오르기 시작해 20일에는 5천518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는 지난 19일부터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을 3천980원에서 5천880원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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