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너 때문에 중계방송도 하는 것이니 네가 1등 해야지'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부담이 컸어요."
정진화(28·LH)는 올해 국내에서 근대5종이라는 종목의 존재를 조금 더 알리는 데 톡톡히 한몫한 선수다.
8월 이집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해 '불모지'로 여겨지던 한국 근대5종의 전성기를 여는 대표주자로 활약했다.
정진화 외에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 계주의 전웅태(한국체대)-황우진(광주시청)도 계주 2연패를 달성하는 경사를 누렸다.
22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남자일반부 개인전 복합경기는 전국체전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중계방송까지 돼 달라진 관심을 반영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정진화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확실히 알아주시는 분도 많고 관심도 전보다 많이 가져주시는 것을 느낀다. 응원도 많이 받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그는 개인전에서 함께 울산 대표로 출전한 김정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에서는 김정섭과 우승을 합작했다.
정진화는 "방송 촬영이 아니더라도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국내 대회는 가볍게 하겠지'라는 말을 많이 듣다 보니 부담이 컸다"면서 "1등은 아니지만 잘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1위를 한 김정섭 형은 중학교 때부터 제가 보고 배운 친형 같은 형이다. 제 뒤에 3∼4위는 세계선수권대회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전웅태, 황우진 선수라 그것 또한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김정섭에 대해서는 "항상 꾸준한 페이스에 기복이 없는데, 오늘도 제가 따라잡지는 못했으나 좋은 경기를 해 기쁘다"고 축하의 말도 건넸다.
행복한 올 시즌을 마무리한 정진화는 내년 이어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를 준비하며 잠시 숨을 고를 계획이다.
그는 "큰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하니 자신감과 한 단계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면서 "올해 경기들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을 채우고 동계훈련을 통해 내년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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