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16년째 정부군과 내전 중인 탈레반과 최근 세력을 키운 이슬람국가(IS)가 지난 닷새간 6차례 이상 공격을 벌여 아프간군과 민간인 등 200여명을 숨지게 했다.
탈레반 등의 이 같은 거센 공세는 강경한 아프간 전략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아프간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협상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보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22일 톨로뉴스 등 아프간 언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카불에서 군 간부 후보생이 탄 소형버스를 겨냥한 탈레반의 자살폭탄 공격이 벌어져 간부후보생 1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일에는 카불에 있는 시아파 사원과 고르 주에 있는 수니파 사원에서 각각 자폭테러가 벌어져 최소한 72명이 숨졌다. 고르 주 자폭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 불분명한 가운데 IS는 카불 사원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앞서 17일에는 동부 파크티아 주 가르데즈 시에서 주 경찰 본부와 훈련소를 겨냥해 탈레반이 차량 폭탄테러와 총격을 벌여 파크티아 주 경찰국장 등 치안병력 59명과 민간인 등 모두 8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같은 날 인근 가즈니 주에서도 주지사 사무실 주변에서 차량폭탄 테러로 경찰과 민간인 등 30명이 숨졌다.
이 외에도 카불 외교단지에 로켓탄 2발이 떨어지는 등 최근 아프간 곳곳에서 탈레반 등의 거센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반다 펠바브-브라운 선임연구원은 탈레반이 아프간 주둔 미군을 증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들의 전투 역량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이같은 공격을 벌인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만도 "탈레반은 대화보다 전투를 우선한다는 메시지를 잇단 공격을 통해 전하려는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21일 아프간 전략을 발표하며 아프간 추가 파병과 탈레반 등에 대한 적극적 공격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1만 1천명 수준인 현 아프간 주둔 미군은 조만간 1만 4천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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