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으로 시즌 시작…10개월 치 스케줄 '빼곡'
"훈련 너무 힘들어 울기도 했지만, 고통과 환희는 비례"
(청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여자수영 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순위인 4위에 오른 안세현(22·SK텔레콤)이 다시 물살을 가른다. 첫 무대는 제98회 충북 전국체육대회다.
안세현은 22일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자 접영 200m 결승에서 2분09초12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7월 세계선수권대회 2분06초67보다는 못하지만, 지난해 전국체전 2분10초11보다는 기록이 좋다.
대다수 국내 선수가 전국체전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안세현은 올해 세계선수권에 주력한 뒤 3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 전국체전이 시즌 개막전인 셈이다.
그리고 시즌 최종 목표는 2018년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다.
안세현의 소속사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년 8월까지 스케줄을 미리 다 짜놨다. 이번 대회 끝나면 잠시 훈련하다 호주로 건너가 마이클 볼 코치와 합류한다. 거기서 맥도널드 대회, 호주 대표 선발전 등 대회에 출전해 감을 끌어 올릴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안세현은 미리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내년 8월 자카르타에 입국하는 날짜까지 정해놨을 정도다.
안세현은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57초07로 올해 여자 접영 100m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는 일본 수영의 '괴물' 이키 리카코(17)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아시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낙관하는 건 이르다.
리카코는 지난해 이 종목 56초86, 올해 56초89로 안세현보다 기록에서 앞선다.
아시안게임에 '올인'하는 중국 선수들의 거센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
안세현이 세계선수권대회 4위 위업을 달성한 접영 200m는 더욱 빽빽한 '정글'이다.
안세현의 이 종목 최고 성적은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2분06초67이다.
반면 중국의 장위페이(19)는 2분06초17, 저우이린(25)은 2분06초29로 모두 안세현에 앞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접영 100m와 200m에는 세계적으로 '괴물'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안세현 선수가 급성장했지만,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단 금메달보다는 메달로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안세현에게도 희망은 있다. 현재 그는 기량이 급성장하는 시기다.
엄청난 훈련 덕분에 안세현은 이 자리까지 왔다. '악바리' 안세현은 "훈련 중 너무 힘들어서 많이 울었다. 죽기 직전까지 훈련하는 게 아니라, 그냥 '죽어라' 싶을 정도로 훈련 강도가 세다"고 말할 정도로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안세현의 가장 큰 장점은 기술이 아닌 '깡'이다. 볼 코치도 이 점에 주목해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끊임없이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안세현은 "힘든 시간이 훨씬 길고 많다. 그렇지만 올해 성취하고 나니, 짧은 순간이지만 그 기쁨은 힘든 시간을 잊게 해줄 만큼 짜릿했다. 힘든 만큼 행복하다는 걸 알았다. 둘은 비례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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