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두산 베어스 포스트시즌 외야의 막내 조수행(24)이 첫 가을을 보내면서 더 좋은 외야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2016년 신인인 조수행은 올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승선하면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경기 후반에 교체 출전하는 역할이지만, 어느새 타격·수비·주루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안타·타점·득점을 고루 기록했다.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7회 초 우익수 민병헌의 대수비로 투입된 뒤, 7회 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이는 득점으로도 이어졌다. 8회 말에는 1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까지 날렸다.
20일 3차전에서는 7회 말 김재환을 대신해 좌익수 대수비를 했다.
21일 4차전에서는 6회 초 땅볼로 출루한 박건우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조수행이 대주자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오재일의 홈런포에 득점했다.
이렇게 조수행은 민병헌, 김재환, 박건우 등 두산의 주전 외야수 3명을 한 번씩은 뒷받침해봤다.
플레이오프 3·4차전이 열린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조수행은 "우리 팀 외야에서 세 선배 모두 본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수행은 고등학교(강릉고) 때까지는 내야수였다가 대학교(건국대)에 들어와서야 외야수로 전향했다. 자신의 빠른 발을 잘 살리고 싶어서 내야수보다는 외야수를 더 하고 싶었다고 조수행은 설명했다.
그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은 수비와 주루다. 솔직히 저는 공격 목적보다는 수비 목적으로 이 자리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타격도 점차 주전 선수들과 격차를 없애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수행이 선배들을 본보기로 삼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두산 선배들은 조수행이 외야에 오면 아낌없이 조언을 해준다. 특히 현 주전 외야수 중 가장 어린 박건우가 살뜰히 조수행을 챙긴다.
조수행은 "건우 형은 외야에 함께 있으면 저에게 응원과 칭찬,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며 고마워했다.
박건우는 더그아웃에서도 조수행을 발견하고는 "어휴, 제일 잘 쳐!"라며 후배의 기를 잔뜩 살려주고 지나갔다.
조수행도 선배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 한다.
그는 "막내들은 '우리보다 형들이 주인공이다. 파이팅 많이 외치고 형들 잘 도와주자'는 말을 많이 한다"며 "형들 모두가 가을에 '미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저는 거기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연'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첫 가을야구 타석에서 2안타 맹타를 휘두른 기억에도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조수행은 "타석에서 떨리기는 했는데 마음 편히 치자고 생각했다. 잡생각 없이 공이 오면 보이는 대로 치자고 했다"고 떠올리고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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