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교도소?…3공수 등 계엄군 주둔지, 한 번도 발굴한 적 없어
암매장지 발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재개…'첫 성과' 기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때 사라진 사람들 행방을 찾는 암매장 추정지 발굴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재개된다.
5·18기념재단은 이달 30일 옛 광주교도소 재소자 농장 터에서 5·18 행방불명자 소재 파악을 위한 발굴에 착수한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3공수여단 등 계엄군 주둔지다. 항쟁 후 임시매장된 시신 11구가 나왔지만, 암매장 장소로 지목돼 발굴이 이뤄지기는 37년 만에 처음이다.
5·18재단은 옛 교도소 관계자 제보와 3공수 부대원 약도 등을 토대로 북측 담장 인근 재소자 농장 터를 암매장지로 추정했다.
재단이 옛 교도소 농장 터에서 행불자 유해를 찾아낸다면 1980년 5월 항쟁 이후 처음으로 5·18 암매장지 발굴에 성공한다.
5·18 암매장 추정지 발굴은 광주시가 1997년부터 접수한 제보를 토대로 2002∼2009년 모두 3차에 걸쳐 아홉 번 이뤄졌다.
광주시는 이 기간 암매장 제보를 모두 64건 접수했다.
제보 10건은 내용이 겹쳤고, 45건은 부실신고로 분류돼 발굴 대상지에서 빠졌다.
광주시는 9개 장소를 암매장지로 추정하고 수년간 발굴을 이어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차 발굴은 2002년 6월 26일부터 이듬해 5월 16일까지 소촌동 공동묘지, 삼도동 야산 무연고 분묘, 화정동 국군통합병원 담장 밑, 군 공항 인근 황룡강 제방, 상록회관 주변 도로 등 5개 장소에서 진행했다.
소촌동에서 1기, 삼도동에서 9기 등 유골 10기가 나왔으나 모두 5·18 유가족과 유전자정보가 일치하지 않았다. 유골은 광주시립 영락공원묘지에 안장됐다.
황룡강 제방과 상록회관 주변에서는 동물 뼈 20여 점이 출토됐다.
2차 발굴은 문화예술회관 뒤편, 장등동 야산, 주월동 아파트건설현장 등 3곳에서 2006년 2월 24일부터 다음 해 12월 30일까지 이어졌다.
아파트건설현장에서 유골 137기를 발견했지만 모두 5·18 행불자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골은 전북 김제평화원에 봉안됐다.
3차 발굴은 2009년 3월 17일부터 이틀 동안 북구 효령동 야산에서 이뤄졌다.
유골 3기가 나왔으나 이 또한 5·18 행불자와 관련 없는 것으로 결정 났다.
광주시에 따르면 법적으로 5·18 행불자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현재까지 82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의 유해는 2001년 10월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 무연고 분묘 발굴과 유전자 분석으로 신원이 밝혀져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은 5·18 행불자 신고를 한 130가족 295명의 혈액을 보관하고 있다.
암매장 추정지에서 유골이 나오면 유전자 분석과 대조로 신원을 확인한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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