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륙도 등대지기 80여년 만에 사라진다…내년말 무인화

입력 2017-10-31 09:03  

부산 오륙도 등대지기 80여년 만에 사라진다…내년말 무인화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 등대에서 이르면 내년 말에 등대지기가 사라진다.

부산해양수산청은 해양수산부의 계획에 따라 오륙도 등대를 무인화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해수부는 연근해 선박의 안전운항을 돕는 역할에 한정된 등대를 관광자원이나 영토수호 및 불법조업 감시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시설로 바꿀 방침이다.

오륙도 등대 등 13곳의 유인등대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원격 제어하는 방식으로 무인화할 계획이다.




부산해수청은 오륙도 등대를 내년에 무인화하고 나서 카페, 해상호텔, 식당 등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전문업체에 맡겨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11월 말까지 진행하는 용역을 통해 국가명승으로 지정된 오륙도의 여건을 고려해 등대를 관광자원으로 개방하는 데 필요한 기반시설, 관련 법 규정과 행정절차 등에 관한 기본조사를 한다.

오륙도 등대를 원격으로 제어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공사를 위한 설계도 한다.

올해 안에 설계를 마치고 나면 내년에 영도 등대에서 오륙도 등대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공사를 벌일 예정이다.

입찰공고 후 시공사를 선정해 실제 공사를 마치는 데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해수청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말에 무인화 공사를 마치면 등대지기가 철수해 무인등대로 전환하게 된다"고 말했다.

1937년 오륙도 등대가 처음 생긴 이후 81년 만에 등대지기가 사라지는 셈이다.

해수청은 향후 오륙도 등대를 대체할 새로운 유인등대를 오륙도 가까운 육지에 새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용역을 통해 대체 등대 후보지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오륙도 등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면 보완해야 할 게 적지 않다.




날로 강해지는 태풍이 몰고 오는 파도로부터 오륙도와 등대를 보호하기 위한 수중 방파제 건설이 필요하다.

오륙도 등대는 육지에서 1.5㎞가량 떨어진 바다에 있는 데다 태풍이 한반도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해 크고 작은 태풍을 고스란히 맞는다.

최근 등대가 세워진 바위섬 곳곳에서 균열이 커지고 바위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새로 설치해야 한다. 관광시설이 쓰기에 충분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도 갖춰야 한다.

해수청은 용역을 통해 관광 자원화를 위한 인프라 계획을 세운 뒤 향후 여건이 되면 이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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