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도시' 수원시, 8년간 백서 36권 발간

입력 2017-10-24 11:05   수정 2017-10-24 11:11

'기록의 도시' 수원시, 8년간 백서 36권 발간

제5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서 기록행정 소개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수원화성 수리백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백서, 음주운전 근절 백서 등 경기 수원시가 지난 8년간 36권에 달하는 백서를 발간해 '기록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서란 정부 각 부서가 특정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고하는 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수십 권의 백서를 발간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해마다 그해 주요 사업을 연감식으로 정리한 '시정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사업의 경우에 한해서만 백서를 따로 발간하는 정도다.

수원시는 2010년 10월 흙탕물 수돗물 사건을 계기로 백서를 만들기 시작해 올 7월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백서에 이르기까지 8년간 총 36권의 백서를 발간했다. 일 년에 평균 4권 이상의 백서를 만든 셈이다.

백서 발간의 시작은 2010년 10월 29일부터 3일간 수원 시내 4만4천여 가구의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온 사건이 계기가 됐다.

염태영 시장이 맑은 물 공급의 책임자로서 시민에게 먼저 사과했고, 시는 물 성분분석 시험 의뢰, 전문가 자문회의, 수질오염 원인분석 용역 등을 통해 원인 추적에 나섰다.

그 결과 경기도시공사가 광역 상수도 5단계 연결 송수관 이설공사를 하면서 토사가 쌓인 새로운 관을 청소하지 않은 채 기존 상수도관과 연결한 것이 흙탕물 수도의 원인으로 확인됐다.

염 시장은 이 일을 계기로 사고별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공무원 교육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수질오염 사고 백서' 제작을 지시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2015년 7월에는 '일성록(日省錄)'이라는 제목의 메르스 백서를 만들었다.

5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시의 대처과정과 개선사항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 메르스와 유사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일성록은 정조 대부터 순종 대까지 국정과 관련된 주요한 일을 소상히 담아 국보로 지정된 기록으로, 특히 정조 12년 당시 도성에 창궐한 역병과 이에 대한 치료 및 관리에 대해 상세히 적혀있다.

지난해 3월에는 최근 5년간 발생한 공직자 음주운전 적발 사례를 분석해 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는 원인을 제시하는 '음주운전 근절 백서'도 발간했다.

공무원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낸 이 백서는 음주운전 사례를 삽화형식으로 표현하고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의 고통과 후회가 담긴 경험담을 담아 공직사회 내부에 반향을 일으켰다.

가장 최근인 올 7월에는 수원시가 FIFA U-20 월드컵 본부도시 유치과정과 진행 상황, 자원봉사자, 문화시민운동 등의 내용을 담은 'FIFA U-20 월드컵 2017 백서'를 발간했다.






수원시는 이런 백서 발간을 통한 기록사업을 전국에 소개하고자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리는 '제5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 참가해 '기록은 민주주의다. 기록의 도시 수원'을 주제로 우수정책관을 운영한다

이 자리에서 수원시는 세계기록유산인 '화성성역의궤'의 기록을 바탕으로 '수원화성'을 완벽하게 복원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염태영 시장은 "우리가 과거의 일들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고 또 그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정책실행과정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시민의 신뢰와 공감을 받는 시정을 펼치기 위해 만든 백서가 후세에게 소중한 교훈으로 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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