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韓日과 같은 표준시로 바꾸자"…탈중국화 바람 확산

입력 2017-10-23 14:27  

대만서 "韓日과 같은 표준시로 바꾸자"…탈중국화 바람 확산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에서 중국 베이징과 같은 표준시를 한국·일본과 같은 시간으로 바꾸자는 발의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3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최근 대만 국가발전위원회의 공공정책참여사이트에 대만에서 현재 사용중인 그리니치 표준시 GMT+8시를 GMT+9시로 바꾸자는 제안이 올라온 뒤로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중국 베이징(동경 120도)과 같은 표준시를 사용하는 대만은 한국과 일본보다 한 시간 느리다. 한국이 오후 2시면 대만은 오후 1시다.

이 안건을 상정한 네티즌은 대만이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면 겨울에 빨리 어두워지지 않고 여름철 아침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만이 과거 GMT+9시에 속한 적 있고 대만과 비슷한 경도인 한국도 GMT+9시를 사용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이와 함께 표준시를 GMT+9로 바꾸는 것은 대만의 중국 종속 탈피를 상징한다며 특히 외국인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대만과 중국이 종속관계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베이의 실제 경도는 동경 121.5도로 도쿄 135도, 베이징 120도 사이에 있지만 베이징에 가까운 편이다. 서울은 동경 127도다. 북한은 2015년 8월부터 동경 127.5 기준으로 한국보다 30분 늦은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대륙은 동경 75도에서 130도로 실제로는 5개 시간대에 걸쳐있지만 베이징을 지나는 동경 120도를 기준으로 한 표준시를 전 중국에 적용하고 있다.

대만의 표준시 변경 제안은 발의 나흘 째인 19일 5천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 발의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의 담당 부처는 두 달내로 제안에 대한 가부 답변을 해야 한다.

신문은 이번 발의가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의 탈중국화 노선에 부합해 전향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표준시 개정에 반대하는 제안이 20일 올라오면서 맞불을 놨다. 이 역시 사흘 만에 5천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하며 조건을 충족했다.

일부 네티즌은 "양안간 정치적 갈등 때문에 시간제를 바꿔 일반 국민의 일상에 혼란을 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딩서우중(丁守中) 국민당 전 입법위원은 "지리 전문가들이 숙고 끝에 결정한 사안으로 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대만인의 한자 성을 바꾸는 것 만큼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만에서 또 탈중국화의 일환으로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공공장소에서 게양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안도 올라왔다.

이 안건을 주장한 네티즌은 대만인의 오성홍기 등장에 대한 위기의식이 낮은 것은 대만을 주권 독립국가로 인정치 않는 중국의 통일전선 정책에 의한 결과라며 법제화를 호소했다.

최근 대만에서는 오성홍기를 들고 중국과의 통일을 주장하는 친중 단체가 독립성향의 차이잉원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거나 독립파 단체와 충돌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lovestaiw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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