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 건설중단에 울진·영덕 예정지 주민 "일방 정책" 반발

입력 2017-10-23 15:49  

신규원전 건설중단에 울진·영덕 예정지 주민 "일방 정책" 반발

"계획한 원전은 주민 의사 반영한 공론화 과정 거쳐야"…집단행동 움직임



(울진·영덕=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울진과 영덕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이 정부 탈원전 정책에 항의해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도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을 천명해 신한울 3·4호기와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이 무산될 처지에 놓이자 주민들 사이에 피해 대책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전 6기가 가동 중인 울진에는 신한울 1·2호기 건설 공사가 2018년과 2019년 준공 목표로 한창이다. 추가로 건설하려던 신한울 3·4호기(각 1.4GW)는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5월 설계가 중단됐다.

인근 영덕에 2026∼27년 준공 목표로 건설 예정이던 천지 1·2호기도 지난 6월 환경영향평가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예정지인 울진군 북면·죽변면 주민 100여명이 구성한 울진군 탈원전 정부정책반대 범대책위원회(범대위)는 탈원전 정책이 원전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주민들만 피해를 본다고 반발하고 있다.

범대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지금까지 원전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 바꿀 때 주민 의견을 전혀 물어보지 않고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또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된 만큼 이미 계획한 원전 건설도 주민 의사를 반영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주민 생존권 보장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대위는 오는 25일 모임에서 주민 생존권 보장과 원전 지역 공동화 대안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요구사항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영덕군과 주민들도 정부가 천지 1·2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 피해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2012년 영덕읍 석리, 매정리, 창포리 일대 324만6천657㎡를 원전 건설 예정지로 고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금까지 58만7천295㎡를 사들였으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땅 매입을 중단했다. 이에 지주 38명은 지난달 한수원을 상대로 "땅을 매입해 달라"며 대구지법에 소송을 냈다.

지주들은 오는 30일 국회에서 피해 보상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영덕읍 석리 김영찬 이장은 "주민들에게 환상을 심어 놓고 지금은 누구도 책임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원전을 건설하지 않겠다면 하루빨리 원전 고시예정지역을 해제해 정당한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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