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지난 주말 경남 거제시 부속섬인 이수도를 찾았던 관광객 수백여명이 강풍으로 배가 끊기면서 사흘만인 월요일 새벽에야 겨우 섬을 빠져나왔다.
거제시는 이수도를 찾은 관광객 600여명이 23일 오전 뒤늦게 섬을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이수도는 장목면 시청 쪽에서 600여m 가량 떨어져 있다.
도선을 타면 불과 7분만에 오갈 정도로 본섬인 거제도와 가깝다.
섬주민은 100여명에 불과하다.
거가대교 바로 옆에 있으면서 낚시가 잘되고 둘레길이 있어 주말마다 1박2일 일정으로 관광객 수백여명이 찾는다.
그런데 21호 태풍 '란'의 간접형향으로 일요일인 22일 낮 12시부터 풍랑경보가 발표되면서 이수도와 거제도를 오가는 모든 선박운행이 중단됐다.
토요일 섬에 들어와 휴식을 취한 뒤 뭍으로 나가려던 관광객 전원의 발이 묶였다.
뭍이 바로 코앞인데도 움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관광객 600여명이 하룻밤을 잤던 민박집과 펜션 15곳에서 다시 신세를 져야 했다.
관광객 상당수가 직장인이어서 월요일 출근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추가로 600인분 점심, 저녁 두 끼를 제공하느라 민박집들도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박집마다 라면을 끓이고 밥과 국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내놨다.
라면이나 쌀, 반찬이 부족한 민박집들은 여유가 있는 민박집에서 빌려 관광객들을 대접했다.
잠자리는 그냥 제공했다.
문덕윤 이수도 민박협회장은 "배가 끊겨 손님들이 못나가는데 추가로 돈을 받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섬을 빠져나온 23일 새벽에도 여전히 파도가 거센 상황이었다.
그러나 45인승 도선이 해경 경비정 호위를 받으면서 새벽 5시께부터 시청 쪽과 이수도를 여러번 오고가기 시작했다.
결국 오전 9시쯤 모든 관광객들이 무사히 육지로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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