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램프로 이동하고 예비 불꽃이 따라다니는 '평창 성화'

입력 2017-10-24 18:45  

안전램프로 이동하고 예비 불꽃이 따라다니는 '평창 성화'

그리스에서 안전램프에 '불꽃' 담아 한국으로 수송

성화봉송 때 꺼지는 불상사 대비해 '예비 불꽃' 함께 이동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뜨겁게 밝힐 성화가 오는 11월 1일 한국에 도착해 인천을 출발점으로 내년 2월 9일 개막식까지 101일 동안 2천18㎞를 이동하는 대장정이 시작된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6시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되는 성화는 일주일 동안 그리스 전역을 돌고 나서 31일 전세기를 통해 11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그렇다면 '평창의 불꽃'은 어떻게 이동할까.

비행기에는 안전 문제로 불이 피어오르는 성화봉을 가지고 탈 수 없는 만큼 '평창 불꽃'은 안전램프에 옮겨진다.

안전램프는 높이 483㎜에 몸통 지름이 140㎜, 무게 2.87㎏으로 등산용 램프와 비슷한 모양이다.

안전램프에 파라핀 오일을 채우면 최대 52시간 동안 불꽃이 꺼지지 않는다. 안전램프는 강화유리로 제작돼 열과 외부 충격을 잘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평창 불꽃'은 혹시 꺼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2개의 안전램프에 보관된다. 또 안전램프는 높이 565㎜, 길이 448㎜, 폭 317㎜의 항공 케이스에 담긴다.






비행기에는 안전램프를 전담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램프 기술자가 동승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두 개의 안전램프는 각각 3인 1조로 구성되는 인수팀이 전담한다. 각 팀은 비행 내내 잠들지 않고 뜬눈으로 30분씩 돌아가며 불꽃의 상태를 관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안전램프는 소화기가 비치되고 앞줄이 없는 자리에 고정돼 그리스에서 한국으로 수송돼 11월 1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에 도착, 임시로 마련된 성화대에 불꽃이 옮겨져 국내 성화봉송에 나서게 된다.

성화대에 옮겨졌다고 해서 안전램프에 담긴 불꽃이 꺼지는 것은 아니다.

'불꽃'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안전램프 불꽃은 101일 동안 성화봉송을 함께한다.

평창 성화봉은 '꺼지지 않는 불꽃'을 모토로 제작됐다.

4개의 분리된 격벽으로 만들어진 성화봉은 바람이 불면 불꽃이 격벽 반대 방향의 산소원 쪽으로 이동하게 돼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또 성화봉 상단의 우산형 캡은 빗물이 버너시스템 외부로 배출돼 폭우와 폭설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조직위는 혹시라도 성화가 꺼지는 '만일의 사태'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

성화 주자가 성화봉을 들고 뛰는 동안 곁에서는 성화봉 전문가가 자전거로 함께 이동하며 성화봉의 상태를 계속 점검한다. 성화봉 고장으로 연료 공급이 되지 않는 등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재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성화봉송 주자의 뒤에는 미니 버스가 '예비용 평창 불꽃'이 담긴 안전램프를 싣고 함께 이동, 성화가 꺼졌을 때 '진품' 평창 불꽃을 곧바로 성화봉에 붙일 수 있도록 대비한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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