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돈줄 꽁꽁 묶고…취약가구·자영업자는 맞춤형 지원(종합)

입력 2017-10-24 17:21   수정 2017-10-24 17:26

다주택자 돈줄 꽁꽁 묶고…취약가구·자영업자는 맞춤형 지원(종합)

신DTI·DSR 조기도입해 가계부채 증가율 8% 이내로

자영업자·2금융권·집단 대출억제…갭투자도 차단

중도금 보증한도 축소…DTI 전국확대는 추후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해 다주택자의 돈줄을 사실상 추가대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조인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은 내년 하반기로 앞당겨 빚내기를 전반적으로 어렵게 한다.

자영업자 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8% 이내에서 관리한다. 특히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갭투자를 통한 임대업 진입을 어렵게 한다.

대신 부실 가구나, 생계형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는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는 24일 이런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내년부터 신DTI 도입으로 모든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이 반영될 경우 8.2대책을 시행할 때보다 다주택자의 대출한도가 줄어들어 부동산 투기수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8·2대책에 이어 신DTI를 통해 다주택자들의 자금줄을 더욱 조이기로 했다. 사실상 추가대출이 불가능할 정도다.

기존 DTI가 대출원리금에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 등의 이자상환액만 포함했다면, 신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포함한다. 아울러 다주택자가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DTI 산정시 만기를 15년으로 제한한다. 주택담보대출을 한 건 받으면 DTI가 평균 30%를 넘기 때문에 도권내 한건 이상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추가대출은 거의 불가능해지게 된다.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에 따라 이미 지난 2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1건 보유한 가구는 서울 강남 등 11개구와 세종 등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서울 나머지 14개구와 과천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DTI 30%를 적용받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DTI 40%를, 수도권에서는 50%를 적용받는다. 전국적으로는 DTI규제 없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만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의 '갭 투자'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갭 투자는 높은 전셋값에 편승, 적은 돈을 들여 전세를 끼고 집을 사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추진해온 DTI규제 전국확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여러가지 경제 상황과 여건을 보면서 DTI 규제 전국 확대 여부를 부처간 협의 통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부터 DSR[155660]가 조기 도입되면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원리금 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눈 지표를 기준으로 대출액을 산정하게 되기 때문에 전방위로 돈을 빌리기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인 집단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해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에도 고삐를 조인다.

당장 내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를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에서는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내리고, 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추가 축소한다.

최근 증가세가 확대되는 부동산임대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내년 3월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연간 임대소득이 이자비용을 확실히 초과하는지를 따지는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도 도입해 대출시 참고지표로 운영할 계획이다.

RTI를 향후 규제비율로 도입하면, 갭투자를 통한 임대업 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1천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증가율을 0.5∼1.0%포인트 낮춰 지난 10년(2005~2014년)간 연평균증가율인 8.2% 수준 이내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추세보다는 연간 증가규모를 10조∼20조원 낮춰 올해 연말 가계부채 잔액을 1천450조∼1천460조원 내에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이 전방위로 대출을 조이는 대신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가구나 생계형 자영업자 등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먼저 6∼9% 수준인 연체 가산금리를 3∼5%로 인하해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가구를 지원하고, 상환불능 가구의 1천만 원 이하 10년 이상 소액연체 채권은 대부업체 자율이나 금융회사의 출연·기부를 활용해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생계형 자영업자를 위해서는 중신용자를 위해 1조2천억원 규모의 해내리 대출을 내놓고 저리 정책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등 역시 맞춤형으로 돕는다.

김 부총리는 "1천만원 이하 10년이상 장기 연체 소액 채권에 대해서는 무조건 탕감하기보다는 도덕적 해이가 최소화되는 범위에서 상환능력을 철저히 점검한 뒤 소각해 경제활동을 재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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