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영웅' 모루 판사 "부패수사의 미래 시민사회에 달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사법 당국의 권력형 부패수사에 대해 여론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부패수사의 미래를 묻는 조사 결과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부패수사가 끝까지 계속돼야 한다"는 데 94%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부패수사가 브라질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답변은 71%였고, 부패수사 때문에 경제사정과 고용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은 42%에 그쳤다.
76%는 부패수사가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으나, 40%는 부패수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고 답했다.
브라질에서 '반부패 영웅'으로 불리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는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부패수사의 미래는 시민사회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모루 판사는 "부패수사에 반대하는 편에 서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여론의 압력이 계속되면 정치 지도자들도 개혁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패수사팀의 데우탄 달라기뇨우 연방검사도 "여론의 압력이 부패척결을 위한 노력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사법 당국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를 벌이고 있다.
'라바 자투'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이 수사를 통해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특히 모루 판사는 1990년대 이탈리아 반부패 수사의 영웅인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판사의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계보를 잇는 인물로 평가된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모루 판사가 중남미의 오랜 부패 관행을 '과거의 일'로 돌릴 수 있는 중요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끌고 있다며 지난해 3월 그를 '50인 지도자' 명단에서 13위에 올려놓았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지난해 말 데우탄 달라뇨우 연방검사를 포함한 브라질 검찰의 부패수사팀 11명을 반부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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