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대표적인 형태인 심방세동(AF: atrial fibrillation)이 갑상선 호르몬 과다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졸중 또는 심부전 위험이 커진다. 안정 시 정상 심박 수는 1분에 60~100회인데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140회 이상으로 급상승한다.
스위스 베른 대학병원 내과 전문의 크리스티네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심방세동 환자는 갑상선 호르몬 유리 티록신(FT4:free thyroxine 4)의 혈중 수치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UPI통신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3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 유럽, 호주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11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말했다.
연구 대상자는 총 3만85명이었고 이 중 8.6%가 심방세동 환자였다.
이들을 FT4 혈중 수치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률이 4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2번째, 3번째로 높은 그룹도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률이 17~25% 높았다.
FT4 혈중 수치가 정상범위 내에서 높은 사람도 낮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혈중 FT4 수치 측정으로 심방세동 진단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지적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 환자들에게는 합성 갑상선 호르몬 티록신이 가장 많이 처방된다. 그 결과 이들은 대체로 FT4 혈중수치가 높아진다.
FT4 혈중 수치 상승이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러한 갑상선 기능 저하 치료법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온라인판(10월 23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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