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비용이 갑작스러운 설계변경 등 부실한 공정관리로 계획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건설을 시작한 원전 10개 호기에서 설계변경으로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비용이 1조413억원이다.
원전별로 보면 신고리 1·2호기는 최초 건설비용을 2조4천288억원으로 산정했지만, 최종 건설공사비는 2천480억원이 증가한 2조6천768억원이 소요됐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신한울 1·2호기의 건설비용도 최초 예산보다 1천159억원 증가한 8조982억원으로 나타났다.
설계변경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신고리 3·4호기 3천985억원, 신월성 1·2호기 2천664억원, 신고리 5·6호기 125억원이다.
권 의원은 최초 설계에 오류가 있어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설계 오류에는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는 안전 등급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제어케이블을 교체하는 비용이 발생했다.
신고리 1·2호기는 주설비공사에서 '도면과 내역 불일치에 따른 설계변경'이 발생했고, 신한울 1·2호기는 최초 설계에 없던 안전 울타리 설치 비용과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보상' 등이 추가 비용 원인이었다.
권 의원은 "설계변경에는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원전업계의 사업방식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세밀하고 체계적인 공정관리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 이전에 건설을 시작한 다른 원전도 설계변경 등 다양한 이유로 최종 건설비용이 계획보다 많이 증가했다.
증가한 비용은 월성 1호기(6천115억원→6천428억원), 월성 2호기(1조991억원→1조5천500억원), 월성 3·4호기(2조915억원→3조4천67억원), 한빛 5·6호기(3조2천218억원→4조232억원), 한울 3·4호기(3조3천459억원→3조9천795억원), 한울 5·6호기(3조3천972억원→3조8천885억원) 등이다.
[표] 2000년 이후 짓기 시작한 원전 10호기별 최초금액 대비 설계변경 증가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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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호기 │ 최초 공사금액 │ 설계변경 증가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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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1,2 │ 24,288억원 │ 2,480.2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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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월성 1,2 │ 23,643억원 │ 2,664.2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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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3,4 │ 64,811억원 │3,985억원 (4호기 건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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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울 1,2 │ 79,823억원 │ 1,159억원 (건설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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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5,6 │ 86,254억원 │125억원 (건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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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 │ 278,810억원 │ 10,413.4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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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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