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문제로 만나 홧김에 범행…당시 상황 기억 못 해
(익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동포를 흉기로 찔러 무참히 살해한 베트남 유학생이 자신의 비위 정황이 학교에 알려지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5개월 동안 함께 산 동거인이자 동포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베트남 국적 유학생 A(19)군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A군은 지난 20일 오후 4시 13분께 익산시 신동 한 원룸에서 같은 국적의 룸메이트 B(2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등과 목, 쇄골 등을 15차례 찔려 현장에서 사망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흉기를 든 채 서 있는 A군을 검거했다.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은 지난 8월께 깊어졌다.
어학연수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A군은 해당 비자로 취업할 수 없었지만,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봤다.
지난 3월부터 A군과 원룸에서 함께 지내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학교 측에 A군의 취업 시도를 고발했다.
A군은 더는 B씨를 함께 살 수 없어 8월 말 원룸에서 짐을 쌌다.
둘은 따로 살게 된 이후에도 함께 지낼 당시 공동부담하던 생활비 20여만원을 두고 승강이를 벌였다.
이날 돈 문제로 만나 B씨에게 한 차례 따귀를 맞은 A군은 홧김에 부엌에서 가져온 흉기를 B씨에게 휘둘렀다.
A군은 "내가 취업하려는 사실을 B씨가 학교에 알리자 감정이 상했다. 말다툼하다 흉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B씨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던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한순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벌인 일이라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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