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이사 2명 선임 땐 의결 가능성…고 이사장 "자진 사퇴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구 야권 추천 이사들이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24일 방문진 등에 따르면 방문진의 구 야권 추천인 유기철·이완기·최강욱 이사 등 3명은 전날 방문진 사무처에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결의의 건'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유 이사는 "방문진 정기 이사회가 다음달 2일로 잡혀 있어 이사회 10일전 안건 상정 요청을 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어제 고 이사장 불신임안을 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건 상정 요청서에서 "MBC는 공정성, 신뢰도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뉴스 시청률이 2%대까지 떨어졌다"며 "MBC가 이렇게 된 일차적 책임은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있고, 특히 방문진의 대표로서 역할과 직무를 방기한 채 MBC 경영진의 잘못과 비리를 앞장서 감싸고 비호해온 고 이사장의 책임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고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책무를 소홀히 했을 뿐 아니라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렀다"며 "이사 3인은 고 이사장이 더 이상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없고 수행해서도 안 된다고 판단하며 이에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을 의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방문진은 구 여권과 구 야권 측 이사가 6대 3으로 구성됐으나 구 여권 추천인 유의선·김원배 이사가 사퇴하면서 현재 4대 3 비율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들 후임에 현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추천을 받아 보궐 이사 2명을 임명하면 구 여권과 구 야권 구도가 4대 5로 역전된다.
방문진 규정에는 의결정족수 요건만 있어 재직 이사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하면 이사회 안건 상정,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구 야권 측 이사들은 방통위가 보궐이사 2명을 임명하면 이들의 동의를 얻어 고 이사장 해임안을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방문진 보궐이사는 오는 25일 예정된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임명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회의가 미뤄지면서 이르면 다음달 초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고 이사장 불신임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고 이사장은 비상임으로 이사직만 수행하게 된다.
한편 고 이사장은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방통위에서 나를 해임하면 사유를 살펴보고 해임무효소송을 낼 것"이라며 법적 대응 입장을 밝혔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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