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방문해 "친절과 연민" 강조…'사이버공격' 일삼는 남편과 대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전사자 유족 간의 통화내용을 폭로한 민주당 하원의원을 상대로 온라인에서 욕설을 퍼붓는 가운데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가 '집단 왕따' 근절운동을 벌여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더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디트로이트 외곽에 있는 오차드 레이크 중학교를 방문해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공감과 진실성을 가르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스스로 모범이 되어 아이들에게 이들이 이끌어나갈 세상의 좋은 목자가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이 항상 우리를 보고 듣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절함과 연민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친구에게 먼저 다가갈 것을 권했다.
그는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봐라. 이 친구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미가 뭔지 물어봐라. 그러면 그 누구도 슬프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을 것이며 모두가 소속감을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학교 방문은 '집단 괴롭힘 예방의 달'을 맞아 이뤄진 것으로,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대선 기간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퍼스트레이디로서 왕따 근절을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의 행보가 무색하게 정작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이용해 집단 괴롭힘을 조장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꼬집었다.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순직한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의 미망인에게 건 위로 전화 내용의 적절성을 두고 민주당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하원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괴상한 윌슨 의원은 공화당에는 계속 선물과 같은 존재이고, 민주당에는 재앙"이라는 글을 공개적으로 남기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처음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들을 '패배자', '바보', '멍청이', '실패한', '바보' 등으로 지칭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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