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체계 경쟁력 향상사업'에 감사 표시…"한국 표준체계 세계 최고"
(라파스<볼리비아>=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 KOICA는 볼리비아에 대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현지에서 '국가표준체계 국제경쟁력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400만 달러(45억2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가 계량표준 전반을 담당하는 볼리비아 국립표준원(IBMETRO)을 상대로 기자재 지원과 기술자문, 기술인력의 초청연수 등을 실시하는 프로젝트다.
후안 카를로스 볼리비아 국립계량원장(차관보급)은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업이 볼리비아 경제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한국제품의 볼리비아 수출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국가표준체계는 최고이며,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말도 했다.
볼리비아 국립계량원(IBMETRO)은 한국의 국가기술표준원(KATS),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인정기구(KOLAS)를 모두 합쳐놓은 것과 같은 기관이다.
다음은 카를로스 원장과의 일문일답.
-- 그동안 어떤 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나.
▲ 법정 계량(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계량 또는 관련 기기)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관련 기술과 기자재, 인력양성 등의 지원을 받았다. 법정 계량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았다. 시험분석 기술과 제도 운용에 대한 자문, 교정(측정값이 제대로 나오는지를 보는 행위)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도 배웠다.
--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 달라.
▲ 어린이용품의 유해물질 분석과 장난감을 유연하게 만드는데 들어가는 프탈레이트계의 분석 등을 위한 시험분석 장비를 지원받았다. 한국이 제공한 장비들을 통해 이제는 식품의 잔류농약 분석 등도 할 수 있게 됐다.
-- 이전의 표준체계는 어떤 한계가 있었나.
▲ 분동(저울)으로 1㎏까지만 잴 수 있었는데 이제는 20㎏까지 측정능력이 향상됐다. 전력계(전력사용량 측정기기)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 주변국에서 교정을 받고 들여왔던 것을 우리가 직접 할 수 있게 됐다. 시간 분야에서는 세슘클락(원자시계, 표준시에 대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과 프리퀀시 카운터(주파수 측정기)를 지원받았다.
-- 볼리비아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
▲ 한국이 지원한 장비와 자문 등을 바탕으로 서비스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문서 등을 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는 2019년까지 측정과 교정 서비스를 2천 개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을 지원하게 되면 품질이 개선되고 측정값의 신뢰도가 담보되면서 국내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수출도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기관이기 때문에 금액으로 얼마만큼 발전하게 될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볼리비아 제품에 대한 측정값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 양국 간 교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 곡물의 잔류농약 관련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므로 퀴노아와 같은 볼리비아 곡물의 한국 수출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의 전기와 전자제품도 KC 마크의 안전 표시가 돼 있어서 볼리비아로 많이 수출될 것으로 본다.
-- 한국의 기술 수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2016년 5월 한국 정부 초청으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관이어서 너무 영광이었다. 한국의 국가표준체계는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계량 분야 기술자들도 한국의 관련 기관을 방문해 기술자문을 받았는데 한국에서 배운 것을 앞으로 이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
-- 후속 사업도 생각하고 있나.
▲ KOICA 지원사업을 통해 우리 내부의 문제점을 많이 찾았다. 한국은 우리가 요청하는 기간, 비용, 용량 등을 잘 지켰다. 좋은 파트너로 사업이 마무리될 것이며 지원사업이 아니라도 한국과 좋은 관계가 유지되면 좋겠다.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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